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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직장인 김진희(30)씨는 최근 결혼하는 친구가 늘어나면서 고민이 많아졌다. 결혼이라는 체계와 자신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 평생 자유롭게 살고 싶은 생각이 크다는 김씨는 “축의금으로 많게는 한달에 수 십 만원씩 나가는데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서운하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근 온라인에서 ‘비혼식’이라는 문화를 접했는데 신박했다”라며 “40살이 되는 해에 가까운 사람들을 불러서 해 볼까 싶은 생각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근 국내에서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젊은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한국의 이 같은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결혼에 반대하는 한국 독신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식’이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전국 30대의 51%가 미혼이다. 이는 2000년과 비교했을 때 4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울에서는 60% 이상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적령기인 30대가 결혼을 주저하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적 부담이다. 한국에서는 결혼을 하면서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이 관례로 통하는데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면서 많은 신혼부부가 빚을 안고 결혼 생활을 시작한다. SCMP에 따르면 한국의 결혼식 비용은 평균 3억 원에 달한다.
김씨는 “혼자 살거나 연애만 하면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살아도 넉넉한데 결혼을 하는 순간 집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며 “넉넉한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 더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출산율 하락세도 심각하다. 한국의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 2024년은 0.7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1명 이하는 한국이 유일하다. 신생아 수는 지난해 대비 7.7% 감소한 23만 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SCMP는 일부 기업들이 결혼을 앞둔 직원에게 지급하던 축의금과 비슷한 의미로 ‘비혼 수당’을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그러면서 미혼자에 대한 한국의 사회적 압박은 여전하다고 짚었다. SCMP는 “한국이 현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사회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