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시 개버드(가운데)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남편 에이브러햄 윌리엄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팸 본디 법무장관 앞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털시 개버드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일본 등 4개국 순방하면서 한국에는 들르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24일 일본 NHK에 따르면, DNI는 개버드 국장이 미국 하와이와 일본, 태국, 인도, 프랑스를 방문했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DNI는 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기관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 각료급 인사의 일본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고위 관료의 일본 방문 시 가까운 한국도 들르는 게 보통인데, 이번에는 한국을 건너 뛴 셈이다. 이는 한국에서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DNI 등에 따르면 개버드 국장은 일본 방문 기간 양국 협력 강화를 위해 고위 정보 당국자와 외교관을 만났다. DNI는 개버드 국장이 1945년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도시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방문할 기회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개버드 국장이 다음에 일본을 방문하면 이 도시들을 찾아 핵전쟁으로 인한 엄청난 비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전쟁 방지·핵 확산 반대 노력을 강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번 주 하와이, 필리핀, 일본 등을 방문한다. 당초 한국 방문도 검토했으나 막판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에서 태평양전쟁 격전지였던 이오토(硫黃島·이오지마)를 찾아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과 함께 미일 합동 위령식에 참석하고, 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조영빈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