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방탄복을 입은 채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을 폭행하면 일반인을 폭행했을 때 보다 가중처벌하자는 법안이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된다.

23일 중앙일보가 입수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국회법 개정안은 165·166조의 ‘국회 회의 방해 금지죄’를 ‘의정활동 방해 금지죄’로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현행법은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란 조건 아래 이뤄진 폭행·감금·협박(5년 이하의 징역 등), 특수폭행·상해(7년 이하의 징역 등) 등을 처벌한다. 국회의원이라는 대상보다는 국회의 회의를 방해하는 행위를 엄중하게 처벌하는 데 주안점을 둬 일반 폭행죄(2년 이하의 징역) 등에 비해 강하게 처벌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박경민 기자

그런데 개정안이 제출·통과되면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방해할 목적”만 인정되면 장소가 ‘회의장이나 그 부근’이 아니더라도 현행법과 같은 형량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국회 밖에서 폭행하는 대상이 의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적용되는 법정형이 크게 달라지게 만드는 것이다. 게다가 개정안에는 국회의원 폭행이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이뤄졌다면 형의 2분의 1을 가중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개정안 도입취지엔 “지난해 1월 이재명 의원이 부산 강서구 지역에서 시민에 의해 목에 양날 검이 찔리는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에도 권총 암살 위협 등에 시달리며 경찰에 신변 보호 조치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고 적혀 있다. 또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방해하는 다양한 유형의 폭력 행위를 무겁게 처벌해 국회의원의 활동을 보호하려는 것”이란 이유도 덧붙였다.
2024년 1월 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후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 부위에 습격을 당해 피를 흘린 채 쓰러진 모습. 연합뉴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헌법재판소 앞에서 일부 대중의 과격한 반발을 산 것 역시 이 법안 추진의 배경이 됐다. 백혜련 의원은 20일 헌재 앞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과정에서 날계란을 맞았다. 같은 날 이재정 의원도 헌재 앞을 지나다가 60대 남성에게 우측 허벅지를 발로 가격당했다.

문제는 이런 개정 방향이 당초 국회법 165·166조 도입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여야는 국회 내 물리적 충돌을 없애겠다는 명분으로 2013년 7월 국회법을 개정해 회의방해죄에 대해 엄격한 형사 책임을 묻게 했다. 이 조항으로 처벌받은 국회의원 선례는 아직 없다. ‘패스트트랙 몸싸움’ 사태로 이 혐의가 처음으로 적용돼 2020년 1월 줄기소된 전·현직 의원들이 6년째 1심 중이기 때문이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국회선진화법은 국회의원·보좌진 간 물리적 충돌을 막고 국회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던 법안이지, 애당초 일반 국민의 행위를 가중 처벌하려는 게 아니었다”며 “콕 집어 국회의원을 상대로 한 폭력을 이 정도로 가중처벌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높을뿐더러 국회의원의 특권 의식이 그 발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2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의 윤석열 대통령 신속 파면 촉구 기자회견 도중 얼굴에 계란을 맞아 닦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아무리 다급해도 국민 상대로 이런 법안을 내겠다는 민주당이 제정신인가”라며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입법권을 특정 정치인을 경호하는 데 쓰겠다는 게 놀랍다”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168 도심 한복판 '땅 꺼짐' 실종자 숨진 채 발견‥경찰 내사 착수 랭크뉴스 2025.03.25
44167 경북 북동부로 번지는 산불…재소자 3500명 이감, 경찰 '갑호비상' 랭크뉴스 2025.03.25
44166 한투증권, 내부거래 매출로 오인…사업보고서 5년치 일괄 수정 랭크뉴스 2025.03.25
44165 밍글스 5위·온지음 10위... 아시아 최고 레스토랑 50곳 중 韓 4곳 랭크뉴스 2025.03.25
44164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별세…30년간 삼성 TV 개발, 품질 혁신으로 ‘글로벌 선두’ 주역 랭크뉴스 2025.03.25
44163 삼성바이오·셀트리온 평균 급여 1억원 돌파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 랭크뉴스 2025.03.25
44162 의성 산불 빠르게 확산, 영덕 전 군민 대피…포항에서도 주민 대피 랭크뉴스 2025.03.25
44161 심우정 검찰총장 딸 ‘아빠찬스’ 의혹…야당 “검찰, 철저히 수사하라” 공세 랭크뉴스 2025.03.25
44160 美 1월 주요도시 주택가격 전년대비 4.7%↑…남부 선벨트는 '둔화' 랭크뉴스 2025.03.25
44159 탄핵 선고 4월 넘어가나…재판관 임명·퇴임 변수 랭크뉴스 2025.03.25
44158 고개숙인 홍명보 "오만·요르단과 비긴 것은 내 책임, 팬들께 죄송" 랭크뉴스 2025.03.25
44157 "목요일 비 예보" 하늘만 보게되는 '괴물 산불'…강수량 보니 랭크뉴스 2025.03.25
44156 일본 법원, ‘고액 헌금’ 통일교에 해산 명령···“유례없는 피해” 랭크뉴스 2025.03.25
44155 이러다 월드컵 못간다…홍명보호, 요르단과도 1-1 무승부 굴욕 랭크뉴스 2025.03.25
44154 트랙터에 막힌 남태령 고개…퇴근길 시민들 "정치 싸움 도 넘었다" 랭크뉴스 2025.03.25
44153 [속보] ‘산불 확산’ 수용자 대이동…안동·경북북부교도소 3500명 이감 랭크뉴스 2025.03.25
44152 청송서 차량으로 대피하던 60대 사망…“산불 영향 추정”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25
44151 "메캐한 연기" "시계제로"…산불에 포위된 경북북부권(종합) 랭크뉴스 2025.03.25
44150 “오바마만 멋지고 난 최악” 초상화 불평 트럼프에 푸틴이 그림 선물 랭크뉴스 2025.03.25
44149 산청 산불 지리산 턱밑까지‥저지선 구축에 사투 랭크뉴스 2025.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