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해제안 가결 뒤 합참 결심실서
김용현에 질책, 계엄 재선포 발언”
방첩사 단체대화방에 내용 공유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 뒤 “국회의원부터 잡으라고 했는데”라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질책하면서 “비상계엄을 재선포하면 된다”며 재계엄 의사까지 밝힌 정황이 군 관계자들의 진술로 드러났다. 2차 계엄 시도나 국회의원 체포, 국회의 계엄 해제 저지 시도가 없었다는 윤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진술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비상계엄 수사 티에프(TF, 팀장 이대환 수사3부장)는 지난해 12월12일 국군방첩사령부 간부 ㄱ씨를 상대로 비상계엄 당시 비화폰에서 방첩사 주요 간부들과 대화하던 단체대화방을 삭제한 이유를 캐물었다. 이에 ㄱ씨는 “국회 계엄 해제 의결 후 정말 무서울 정도로 소름 돋는 일이 용산 합참(합동참모본부)에서 있었는데 당시 비화폰 단체메시지방에 그 상황이 공유”됐다고 밝히며 메시지 유출이 두려워 단체대화방을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ㄱ씨에 따르면, 방첩사 단체대화방에는 국회에서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윤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결심지원실(군 수뇌부가 안보 등과 관련한 사안을 결심하기 위한 회의장)을 찾아 김 전 장관에게 “(소리를 지르면서) 국회의원부터 잡으라고 했는데”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고 한다. 이에 김 전 장관이 “인원이 너무 부족했다”고 답하자 윤 대통령이 거듭 고성을 지르며 “그건 핑계에 불과하다” “국회에서 의결했어도 새벽에 비상계엄을 재선포하면 된다”고 말한 사실이 공유됐다고 한다. ㄱ씨는 공수처에서 “합참에 파견된 방첩사 요원이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 참모총장)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며 (단체대화방에) 전파한 내용”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런 정황을 뒷받침하는 합참 관계자 ㄴ씨의 진술도 확보했다. ㄴ씨는 윤 대통령이 합참 결심지원실에 방문했고 김 전 장관이 무언가 말을 하자 윤 대통령이 “핑계”, “그러게, 잡으라고 했잖아요”, “다시 걸면 된다”는 말을 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공수처에 진술했다. ㄴ씨는 윤 대통령의 “잡으라”는 말은 “국회의원 등 체포 지시”로, “다시 걸면 된다”라는 말은 “제2의 계엄 선포를 말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결심지원실에서 윤 대통령, 김 전 장관, 박 전 계엄사령관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이후 상황을 논의한 ‘3자 회동’ 직전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 결과 윤 대통령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1시16분께 합참 지하에 있는 결심지원실을 찾았다. 당시 그곳에는 김 전 장관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인성환 국가안보실 2차장, 최병옥 국방비서관 등 합참 및 대통령실 관계자와 대통령경호처 직원 등이 함께 있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 박 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사들을 밖으로 나가라고 했는데 그전에 결심지원실 내부 또는 주변에 있던 군 관계자들이 윤 대통령 발언을 듣고 상황 전파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결심지원실에서 김 전 장관을 질책한 뒤 법령집을 찾은 것도 2차 계엄을 위한 것으로 의심된다. 앞서 김철진 당시 국방부 군사보좌관은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국회에 500명 정도의 군인이 투입됐다는 보고를 듣고 “그러니깐요. 제가 1천명은 돼야 한다고 했잖아요”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장관이 답을 제대로 하지 못하자 윤 대통령은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국회법 나와 있는 거 어디 없나, 법령집 있어?”라며 법령집을 찾았다고 한다. 김 보좌관은 실무자를 통해 법령집을 구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그뒤 윤 대통령 지시대로 김 전 장관과 박 총장을 제외한 이들은 결심지원실을 나왔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를 저지하려는 구상도 있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ㄴ씨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키기 전인 12월3일 밤 박 총장이 “국회의원 정족수”라고 적힌 문서를 들고 있었다고 공수처에 진술했다. ㄴ씨는 “내용을 다 보지 않아서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없다”면서도 “국회 비상계엄 해제 결의 정족수에 미달되도록 검토하는 방안이 적혀 있지 않나 추측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078 박선원, 이재명 무죄 환영한 김부겸에 “의미없어” 댓글 논란 랭크뉴스 2025.03.27
45077 60대 진화대원 “800m짜리 무거운 호스 들고 산 중턱까지…” 랭크뉴스 2025.03.27
45076 산불 피하려 1시간을 기어간 엄마…목숨 건 탈출에 딸 ‘눈물’ [제보] 랭크뉴스 2025.03.27
45075 검찰, 이재명 선거법 2심 무죄 판결에 대법 상고 랭크뉴스 2025.03.27
45074 이재명, 산불 현장서 옷 휘두르며 달려든 남성에 위협 당해 랭크뉴스 2025.03.27
45073 의성 산불 현장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굵은 빗방울 랭크뉴스 2025.03.27
45072 [속보][단독]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에 국가가 배상” 대법원 첫 확정판결 랭크뉴스 2025.03.27
45071 산불이 갈라놓은 80대 잉꼬부부…“아내 요양원 안 보내고 돌봤는데” 랭크뉴스 2025.03.27
45070 故김새론 유족, 미성년 시절 김수현과의 카톡 공개… ”안고 자고파“ ”실제로 해줘“ 랭크뉴스 2025.03.27
45069 [속보]의성·산청에 기다리던 ‘단비’…불길 잡아줄까 랭크뉴스 2025.03.27
45068 檢, 이재명 선거법 위반 항소심 무죄에 상고 랭크뉴스 2025.03.27
45067 SKY 의대생 "복귀 후 투쟁" 선회…'수업거부' 파행 우려는 남아 랭크뉴스 2025.03.27
45066 SKY 의대생 "복귀 후 투쟁" 선회…24·25·26학번 동시 수업 듣나 랭크뉴스 2025.03.27
45065 [속보] 의성 산불 현장에 '기다리고 기다리던' 굵은 빗방울 랭크뉴스 2025.03.27
45064 전대미문 산불에 여론도 들썩‥"봄철 성묘문화 바꿔야" 랭크뉴스 2025.03.27
45063 20년 베테랑도 치 떨었다…물 막고 불씨 숨기는 '고어텍스 낙엽' 랭크뉴스 2025.03.27
45062 [속보] 검찰, 이재명 선거법 위반 2심 무죄판결에 상고 랭크뉴스 2025.03.27
45061 [속보] 경북 의성에 천둥소리 섞인 빗방울…산불 진화 도움되나 랭크뉴스 2025.03.27
45060 "어허‥무슨 관계가 있어요?" 실실 웃던 '낙하산' 급정색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3.27
45059 "야! 사진 찍으러 왔나? 불 꺼!" 고성에 이재명 반응이‥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