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 업체 윤곽… 개발 주도권
지난해 12월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포항 앞바다로부터 약 40㎞ 떨어진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탐사시추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석유공사가 유망구조인 ‘대왕고래’ 등이 포함된 동해 심해 가스전의 글로벌 투자 유치를 위해 입찰에 들어갔다. 오는 7월이면 동해 울릉분지 일대의 가스·석유 개발 주도권을 넘겨받을 글로벌 업체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국민일보 취재 결과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21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시스템(온비드)에 ‘동해 해상광구 지분참여 입찰 공고’를 게시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동해 심해 가스전이 위치한 울릉분지 일대의 4개 조광구(6-1S, 8/6-1W, 6-1E, 8NE)에 대한 입찰을 개시한 것이다. 조광구란 해저 광구 중 조광권(광물 탐사·개발권)이 설정된 구역을 의미한다. 이번에 입찰 대상이 된 4개 조광구의 합계 면적은 2만58㎢다.
입찰은 오는 6월 20일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석유공사는 입찰 기간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한 구체적 탐사 정보를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온·오프라인 데이터 룸도 운영한다. 입찰 기간이 종료되면 내부 검토·평가를 거쳐 오는 7월 중 최종 입찰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 업체는 석유공사와 최대 30년간 계약을 체결한다. 개발 성공 시 국가에 로열티 성격으로 지급하는 조광료율은 최소 1%, 최대 33%가 적용된다. 지난해 해저광물자원개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조광료율 상한을 12%에서 33%로 높인 덕분이다. 개발이 실패할 경우 업체는 약속한 최소한의 작업량과 지출 요건만을 충족한 뒤 조광권을 포기하고 철수할 수 있다.
이번 입찰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의 미래를 좌우할 분기점으로 꼽힌다. 동해 심해 가스전은 7개 유망구조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진행한 1차 탐사에선 경제성을 확인하지 못해 회당 약 1200억원이 필요한 탐사시추 예산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정부와 석유공사는 2차 탐사 시추부터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탐사·개발을 지속하기로 했다. 이달 초에는 투자 유치를 보다 용이하게 하는 조광권 사전 개편 작업도 마무리했다. 기존에 2개로 나뉘어 있던 울릉분지 일대 조광권을 정부에 반납하고, 이를 다시 4개 조광구로 잘게 쪼개는 것이 이번 개편의 골자다.
주요 글로벌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동해 심해 가스전에 대해 눈독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지난해에도 글로벌 메이저 석유사인 엑손모빌,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등 주요 업체를 상대로 로드쇼(투자설명회)를 진행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일선 기업들의 관심 등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