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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법인 설립… 딜러사 선정 등 착수
업계 ‘로봇청소기처럼 될라’ 경계
지커의 중형 SUV 7X. 지커 홈페이지 캡처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월 BYD(비야디)에 이어 두 달 만에 중국 승용차 브랜드가 한국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가격이 최대 경쟁력인 BYD와 달리 지커는 고성능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한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 중국 업체의 전방위적 공세가 시작됐다.

23일 대법원 법인등기기록에 따르면 지커는 지난달 28일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지커코리아)라는 이름의 법인을 설립했다. 대표이사에는 차오위 지커 동아시아 총괄이 이름을 올렸다. 김남호 전 폴스타코리아 프리세일즈 총괄이 사내이사로 등록돼 있다. 현재까지 지커코리아의 유일한 한국인 임직원으로 알려졌다. 한국 시장분석, 딜러사 선정 등 사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커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에서 2021년 분사한 전기차 회사다. 창립 이듬해인 2022년에 글로벌 판매량 7만1941대, 2023년 11만8585대, 지난해 22만2123대로 매년 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4억4000만 달러(약 6450억원)를 조달했다. BYD와 달리 프리미엄 전기차로 승부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에서 미국 테슬라를 타던 소비자가 지커의 전기차로 가장 많이 옮겨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시장에 가장 먼저 내놓을 전기차는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로 전망된다. 지커는 7X에 대한 국내 상표 등록을 이미 마친 상태다. 7X는 최고 출력 639마력(4륜구동)의 성능을 갖췄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43㎞ 주행이 가능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3.8초면 충분하다. BYD가 아토3를 선봉에 내세우며 가격으로 승부수를 띄운 데 반해 지커는 고성능 모델을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커 유럽 홈페이지에 따르면 7X 4륜구동의 가격은 6만3000유로(약 1억원)에 달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큰 한국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가 빠르게 자리 잡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최재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상용차나 로봇청소기 사례처럼 장기적으로는 국내 점유율을 일정 부분 가져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항구 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지커가 중국 고급 브랜드의 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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