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기각…극우 폭력수위 높아지는데 대응 ‘엇박자’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등을 겨냥한 살인 예고 글을 올렸던 유튜버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려 경찰에 체포됐지만 검찰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풀려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을 앞두고 극우 지지자들의 폭력·위협 수위가 높아지면서 경찰이 엄정 수사 기조를 밝혔지만 검찰이 제동을 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23일, 업무방해·협박·폭행 등의 혐의로 40대 유튜버 유아무개씨의 구속영장을 전날 서울서부지검에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서부지검은 유씨가 현행범으로 체포됐지만 ‘현 시점에서 구속할 만한 사정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지검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영장 반려 사유는 원래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유씨는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리다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유씨는 앞서 유튜브 등에 “우리 윤카(윤 대통령)께서 직무 복귀하시면 제 역할은 끝난다. 만약 그게 안 될 시에는 몇몇 죽이고, 분신자살하겠다”, “문형배가 이상한 짓을 할 때에 변장 등을 하고 잔인하게 죽이겠다”는 글을 올려 협박하고, 이달 초에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유튜브를 촬영하던 중 시민과 마찰을 빚다 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유씨의 반복되는 범행을 종합해 증거인멸, 도주 우려 등의 이유로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의 기각으로 구속 수사는 불발됐다. 유씨는 지난달 23일에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의 바리케이드를 파손한 혐의(공용물건손상)로 현행범 체포돼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돼 지난 1일 검찰에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경찰은 유씨 관련 사건을 용산경찰서로 병합해 불구속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씨는 이날도 헌법재판소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전날에는 본인 유튜브 채널에 “용산서 유치장에서 방금 나왔다. 이번에는 검사님께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해주셨다. 윤석열 대통령님의 직무복귀를 위해 우리의 적들과 계속 싸우겠다”는 글을 올렸다.

최근 경찰이 헌법재판소와 재판관을 상대로 한 위협 행위에 엄정 대응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수차례 극단적 위협 행위를 반복한 유튜버의 구속영장을 검찰이 법원에 청구하지 않고 반려한 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피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기본 원칙이기에 검찰만을 탓할 수는 없지만, 범행이 계속 이어지고 협박 등 중한 범죄의 가능성이 계속 열려 있다면 사회적으로 차단할 필요는 있다”며 “사회가 ‘극우화’된다는 것은 단순히 이념적 성향의 문제가 아니다. 극우 집단의 폭력, 폭동 등 물리력 행사로 이어지기 쉬운데 지금 그걸 차단하지 않으면 사회가 혼란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 극우의 위협 행위에 대해서는 검찰과 경찰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611 강동구 4차로 걸쳐 깊이 30m 대형 싱크홀…오토바이 수색 중 랭크뉴스 2025.03.24
43610 사흘째 확산 의성 '괴물 산불' 안동까지 번져…장기화 우려(종합2보) 랭크뉴스 2025.03.24
43609 [르포] 10초 만에 미세먼지 수치 ‘뚝’, 지하철 역사 지키는 무필터 저감장치 랭크뉴스 2025.03.24
43608 "15세 소년과 사귀다가 아이까지 출산" 아이슬란드 아동부 장관 사임 랭크뉴스 2025.03.24
43607 ‘우짜면 좋노’ 밖에…속수무책으로 번지는 산불 랭크뉴스 2025.03.24
43606 "불상도 대피 중"... 천연기념물 포함 '국가유산 5건' 산불 피해 랭크뉴스 2025.03.24
43605 한 총리, 긴급 NSC 주재 "경제가 곧 안보, 안보가 곧 경제" 랭크뉴스 2025.03.24
43604 타이거 우즈 “인생여정 기대”…트럼프 주니어 전 부인 버네사와 연인관계 인정 랭크뉴스 2025.03.24
43603 의성 산불, 강풍 타고 안동으로 확산…진화대원도 긴급 대피 랭크뉴스 2025.03.24
43602 '축구장 150개' 규모 대형산불 동시다발 왜?‥기후변화가 키운 화마 랭크뉴스 2025.03.24
43601 제 목소리 다 낸 재판관들…'尹 4월 선고설'에 힘 실린다 랭크뉴스 2025.03.24
43600 의성 산불 ‘초속 15m’ 강풍 타고 안동 덮쳤다…주민 대피령 랭크뉴스 2025.03.24
43599 한덕수 탄핵 소추 기각…“재판관 미임명, 파면할 정도 아냐” 랭크뉴스 2025.03.24
43598 “마시멜로 구워 먹으려다”…개포동 공원 불낸 초등생들 랭크뉴스 2025.03.24
43597 [단독] AI 독자개발 ‘벅찬 꿈’… 빅테크와 협업 실속 챙기기 랭크뉴스 2025.03.24
43596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대형싱크홀 발생…매몰자 1명 구조중·1명 병원 이송 랭크뉴스 2025.03.24
43595 마을까지 내려온 산불‥"주유소 타면 이 동네 다 날아가요" 랭크뉴스 2025.03.24
43594 "내란공범 한덕수 복귀시킨 헌재"‥광장서 '파면' 외친 시민들 랭크뉴스 2025.03.24
43593 “남태령에 맞불집회” 충돌 우려…법원 “트랙터 평화행진 금지” 랭크뉴스 2025.03.24
43592 한 대행, 마은혁 임명 여부 ‘시험대’…추경 편성 등 난제 산적 랭크뉴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