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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이 22일 레이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최근 임원들에게 ‘사즉생(死卽生)’ 정신을 강조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회동했다. 연이어 애플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모이는 중국발전포럼(CDF)에도 참석했다. 지난달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첫 공식 해외 일정이다. ‘삼성 위기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경쟁 관계인 중국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날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다. 중국 정부 싱크탱크인 중국발전연구재단(CDRF)이 2000년부터 시작한 중국발전포럼은 매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 지도부와 글로벌 기업 CEO들이 모여 교류하는 행사다. 올해는 이 회장을 비롯해 애플·퀄컴·브로드컴·BMW·메르세데츠벤츠·화이자·아람코 등 정보기술(IT)·제약·금융·에너지 분야 글로벌 기업 총수 8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회장이 이 포럼을 찾은 것은 2023년에 이후 2년 만이다.

특히 이 회장은 포럼 하루 전인 22일 샤오미 전기차 공장을 방문해 레이쥔 샤오미 회장과 만났다. 중국 현지 언론은 레이쥔 회장과 린빈 부회장 등이 이 회장 일행을 직접 맞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바일과 전기차 사업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엔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오른쪽)가 22일 레이쥔 샤오미 회장을 샤오미 전기차 공장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중국 샤오미 웨이보 캡처
이번 회동을 놓고 삼성전자가 샤오미와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샤오미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전기차 분야로 사업을 다변화했다. 샤오미가 지난해 처음 출시한 전기차 SU7은 13만6854대를 인도하며 목표치(13만대)를 뛰어넘는 등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분야에 힘을 주는 삼성전자도 디지털 콕핏(디지털화된 자동차 내부 운전공간) 플랫폼,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와 메모리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 부품 분야에서 샤오미와 협력을 강화할 여지가 있다. 특히 퀄컴과는 올 초 차량용 OLED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는 만큼 삼성·샤오미·퀄컴 간 삼각 협력 가능성도 열려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샤오미와의 ‘오월동주(吳越同舟)’를 이어가는 배경엔 스마트폰·가전 등 주력 분야에서 중국에 추격당하는 현실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은 여전히 1위이지만, 글로벌시장 점유율(수량 기준)은 2023년 19.7%에서 지난해 18.3%로 떨어졌다. 샤오미(3위, 13.8%) 등 중국 업체의 추격 영향이 크다. TV 점유율(금액 기준)도 같은 기간 30.1%에서 29.7%로 하락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전기차 부품 등의 분야에서의 전략적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이 회장의 이번 글로벌 행보는 최근 임원들에게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질책한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새로운 도전의 필요성을 강조한 이후 본인이 직접 중국을 방문해 네트워킹 강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포럼에서도 애플·브로드컴·BMW·벤츠 등 글로벌 총수들과 만나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로이터는 “(중국발전포럼에 참석한) 일부 CEO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예정”이라며 “시 주석과의 회동은 28일로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은 2023년 포럼 참석 당시엔 천민얼 톈진시 당서기와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회동이 성사된다면 중국 내 생산시설 투자 확대 등을 논의할 수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낸드플래시)과 쑤저우(후공정)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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