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산불의 46%가 3, 4월에 발생
산림 피해 면적의 86%는 봄에 타
산림 피해 면적의 86%는 봄에 타
3일째 이어진 대형 산불로 전소된 경북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의 한 주택을 23일 주민들이 바라보고 있다. 의성=뉴시스
최근 10년간 봄철 산불로 여의도(290만㎡)의 138배 넓이 산림이 잿더미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부는 데다 추위가 풀리면서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에 전체 산불의 절반가량이 집중됐다. 화재 원인 대부분은 '실화'나 '쓰레기 소각' 등 충분히 예방 가능한 부주의나 실수였다.
23일 행정안전부와 산림청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은 총 5,455건이다. 이 같은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4만23㏊(4억23만㎡)에 이른다.
산불은 상춘객이 늘고 산과 들에 겨우내 메마른 풀, 낙엽이 남아 있는 봄에 주로 발생했다.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546건의 산불이 집계됐는데, 3월과 4월에 46%(연평균 251건)가 몰렸다. 5월을 포함하면 절반이 훌쩍 넘는 56%(303건)가 봄에 일어났다. 전체 산림 피해 면적(연평균 4,002㏊)의 86%도 3, 4월(3,424㏊)에 발생한 산불 때문이었다.
산불 원인(원인 미상 제외)은 '입산자 실화'가 연평균 171건(37%)으로 가장 많았고, '쓰레기 소각' 68건(15%), '논·밭두렁 소각' 60건(13%), '담뱃불 실화' 35건(7%)이 뒤를 이었다.
최근 10년간(2015~2024년) 산불 발생 현황과 원인. 산림청 제공
막대한 피해를 남긴 최악의 산불들도 봄에 집중됐다. 2022년 3월 4∼13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강릉·동해에서 발생한 '동해안 산불'로 산림 2만523㏊가 탔고, 500여 명의 이재민이 생겼다. 2019년 4월 강원 고성·강릉·인제에서 난 산불은 2,872㏊, 2020년 4월 경북 안동 산불은 1,944㏊의 산림을 태웠다. 2005년 4월 강원 양양 산불은 973㏊의 산림과 천년고찰 낙산사에 피해를 입혔다. 2002년 4월 충남 청양·예산에서도 산불로 산림 3,095㏊가 소실됐고, 2000년 4월 강원 고성·강릉·동해·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산림 2만3,794㏊를 잿더미로 만드는 등 동해안 전역을 휩쓸기도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입산 시 성냥이나 라이터를 가져가지 않고 야영과 취사는 허가된 구역에서만 하는 한편 산과 인접한 곳에서는 논·밭두렁 태우기나 쓰레기 무단 소각을 금해야 한다"며 "산불을 발견하면 신속하게 신고하고 사전 대피 안내가 있는 경우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