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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반대자들에 "악취 나는 벌레"
튀르키예 에르도안은 반정부 시위대 폭력 진압
"트럼프가 전 세계 잠재적 독재자 하나로 모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플로리다 골프클럽에서 워싱턴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취재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비판자에게 폭언과 공권력 사용을 서슴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압적 통치 행태가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되면서 유럽 독재자들의 반(反)민주주의 행보도 거침없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전 세계 법치주의를 후퇴시키고 수백 년에 걸쳐 쌓아올린 민주주의를 실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
독재자들은 권리와 법치를 후퇴시키는 데 트럼프의 사례를 인용하고 있다
'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트럼프 정권 이후 노골화한 유럽 일부 지도자들의 권위주의 행보를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여준 행보가 유럽 독재자들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주면서 표현의 자유 탄압 등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총리다. 오르반 총리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한 차례 총리를 지낸 뒤 2010년부터 현재까지 16년째 다시 총리로 재임 중이다. 그는 최근 들어 성소수자 관련 콘텐츠 단속을 강화했고, 매년 열리던 성소수자 행진도 금지했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야당 정치인과 판사, 언론인,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악취 나는 벌레"라고 칭하면서 "봄철 청소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 발언 강도도 트럼프 대통령을 닮아가고 있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브뤼셀=AFP 연합뉴스


국내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오르반 총리가 이를 밀어붙일 수 있는 이유는 미국 덕분이다. 그간 민주주의와 인권을 중시하는 미국 눈치를 보느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줬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고 판단한 것이다. "
워싱턴 행정부가 바뀌면서 헝가리 정부는 '미국의 부츠'를 벗었고, 비로소 숨쉬기가 더 쉬워졌다
"는 오르반 총리 최측근의 최근 발언이 현재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세르비아와 튀르키예도 민주주의 후퇴를 목도하고 있다. 세르비아에서는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선거 및 정부 투명성을 요구해온 시민단체 4개를 해체
시켰다. 근거는 "미국에서 흘러 들어간 보조금 사용 과정에서 사기와 부패, 낭비가 만연하다"는 근거 없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벌써 20년 넘게 집권 중인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유력한 정치 라이벌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대선 후보 지명 며칠 전 체포해 구금했는데, 이에 항의하기 위해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최루탄까지 사용해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있다. WP는 "트럼프의 영향력이 이를 가능케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튀르키예의 시위 진압 경찰이 이스탄불 시청 근처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22일 최루탄과 최루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19일 자신의 정적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체포 및 구금하면서 시작된 시위는 수일째 각지에서 규모를 더하고 있다. 이스탄불=AFP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급격히 권위주의 국가로 전락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이 다른 국가 지도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이 "권위주의로 몽유병을 앓고 있다"며 "
자유에 대한 침해는 매일 늘어나고 있는데, 2025년 이전까지 세계 어느 곳에서라도 일어났다면 미국이 가장 먼저 비난했을 사건들이 대부분
"이라고 비판했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가디언에 "트럼프 행정부의 행보는 사람들을 권위와 권력의 사용에 무감각해지게 만들고 있다"며 우려했다.

로사 발푸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유럽지사 이사는 WP에 "
트럼프 행정부가 전 세계 독재자와 잠재적 독재자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며 "소수자 보호를 철회하고 자신을 가로막는 사법부를 공격하고 침략자인 러시아 편을 드는 모습은, 미국이 더 이상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세계 수호자가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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