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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으며 고온·건조한 강풍 부는 '푄 현상'
불씨가 삽시간에 대형 산불로 번지게 만들어
여기에 봄철 기온 오르고 강수일수 줄며
2020년대 들어 봄철 대형산불 잇따라
23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화재 현장에서 진화작업 중인 산림청 소속 진화대원들의 모습/연합뉴스

[서울경제]

경상남도 산청과 경상북도 의성, 울산 울주 등에서 발생한 불씨가 어마어마한 피해로 이어진 배경에는 봄철 특유의 건조한 대기에 더해 기후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낙엽과 나무가 바싹 말라버린 데다 산 정상을 빠르게 넘는 강풍이 불며 삽시간에 대형 산불로 번졌다.

23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남부 지역의 산불이 크게 번진 원인으로 ‘푄 현상’이 꼽힌다. 푄 현상은 바람이 산꼭대기에서 내려가며 더 건조하고 뜨거워지는 현상인데 우리나라에서는 강원 양양과 간성 사이에 부는 ‘양간지풍’으로 알려져 있다. 산 정상을 넘는 바람은 고온 건조한 데다 속도가 매우 빨라 산불이 발생할 경우 불씨를 순식간에 주변 지역으로 번지게 한다. 2005년 4월 강원 양양 지역의 산불이 사흘간 이 바람을 타고 확산해 임야 1161㏊와 낙산사가 소실됐고 2019년 4월에는 강릉과 삼척, 2023년 11월에는 속초와 고성에 큰 피해를 낳았다.

이번 의성 산불 역시 초속 5.6m의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동쪽으로 번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넘은 바람은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 순간 풍속이 시속 90㎞에 달하는 강도로 불었다. 특히 남쪽에 고기압, 북쪽에 저기압이 자리하며 대기가 매우 건조해졌고 이는 푄 현상을 불러일으키며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날 서해안 쪽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의 습도는 25% 이하를 기록했다. 고온건조한 바람의 영향으로 이날 대구와 경북의 5개 지방자치단체에는 건조 경보가 발표됐고 그 밖의 경북 지역과 강원·충북·전북 지역에도 건조주의보가 발효됐다.

여기에 기후변화로 봄철 기온이 오르고 강수일수가 줄어들면서 산불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기상청과 국립기상과학원이 낸 ‘우리나라 109년 기후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9년 동안 봄 기온은 평균 0.26도 올라 사계절 중 가장 큰 변화를 기록했다. 강수일수는 모든 계절이 줄었는데 최근 10년간 봄과 여름에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최근 산불의 특징은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는 점이다. 앞서 산림청은 ‘2024년 산불통계 연보’에서 2020년대의 산불 면적이 2010년대보다 7.3배 늘고 대형 산불이 3.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산불은 봄철(65%)에 집중됐고 월별로는 3월(38건)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아울러 4월 청명과 식목일, 5월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에도 최근 10년간 각각 연평균 10.9건, 6.7건씩 산불이 발생해 화재 위험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산림청의 분석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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