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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측 "ICC 관할권 없어 체포 불법" 주장
정부는 "ICC 아닌 인터폴에 협조한 것" 반박
두테르테 체포 이후 정부 대상 사이버 공격 증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17년 7월 마닐라 말라카낭 대통령궁에서 열린 군 창설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필리핀에서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적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필리핀이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 국가가 아닌데, 정부가 주도해 체포하는 게 옳은 처사인지가 요지
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16~2022년) ‘마약과의 전쟁’을 빌미로 반인도적 살상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헤수스 레물라 필리핀 법무장관은 전날 상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우리는 지금까지 ICC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어떤 소통도 한 적이 없다”
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부·ICC 유착설’을 부인했다.

그는 “필리핀 정부는 인터폴 체포 영장을 받기 전까지는 ICC와 거리를 유지했고 소통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체포 역시
‘인터폴 회원국’으로서의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주장
했다. 이날 청문회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열렸다.

지난 11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 체포에 관여한 정부와 경찰 관계자들이 21일 마닐라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마닐라=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필리핀 경찰은 지난 11일 해외에서 귀국하는 그를 마닐라 국제 공항에서 체포한 뒤 당일 밤 ICC 본부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했다. ICC는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재임 중 ‘마약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마약 사범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최대 3만 명을 살해했다고 보고 그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영장을 받은 인터폴이 필리핀 경찰에 집행을 요청하고 현지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실제 구금
으로 이어졌다.

체포 후 정당성을 부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날 청문회에서도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가까운 의원들은 “ICC가 더는 필리핀에서 관할권을 갖지 않는 만큼 이번 체포는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필리핀은 2018년 ICC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범죄 관련 예비 조사에 착수하자 이듬해 회원국에서 탈퇴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오른쪽 화면) 전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 14일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열린 예비 심문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헤이그=EPA 연합뉴스


이들은 인터폴의 국제 수배 요청서에 적힌 ‘필리핀 정부와 사전 협의’라는 문구 역시 정부가 체포에 깊숙이 관여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날 필리핀 정부 대표로 나선 법무장관은 정부가 ICC에 협조한 것이 아니라 인터폴에 협조했다며 'ICC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한 것이
다.

지난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 딸인 새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그간 ICC 조사를 거부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러나 친미(마르코스)와 친중(두테르테) 외교 노선 등을 둘러싸고 두 가문의 정치적 동맹이 깨진 뒤 필리핀 정부는 “ICC가 아닌 인터폴을 통한 요청이 있으면 (정부는) 이에 따를 의무가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에 인터폴은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수배 요청을 내렸고 지난 11일 전격 체포가 이뤄졌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지난 15일 마닐라에서 열린 시위에서 그의 본국 송환을 촉구하고 있다. 마닐라=로이터 연합뉴스


의회 밖에서도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친(親)두테르테 진영은 수도 마닐라와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고향인 남부 민다나오섬, 심지어 네덜란드에서도 연일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 정보통신기술부는 전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체포 이후 정부 웹사이트를 표적으로 삼는 사이버 공격이 급증했다”며 “지난 한 주간 8만여 건의 ‘악의적 시도’를 발견했다”
고 22일 공개했다.

시선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심리로 쏠린다. ICC 구치소에 수감 중인 ‘피의자 두테르테’는 변호인단을 구성하고 첫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딸 두테르테 부통령은 지난 21일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접견한 뒤
“아버지는 자신의 운명을 신에게 맡기기로 했다”
며 “우리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지자 집결에 나섰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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