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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체 대표, GA 만들고 설계사 사기 동원
기존 보험고객에 사회초년생 등 피해자 700명
금감원, 임직원·설계사 중징계... 검찰 고발도
게티이미지뱅크


사회초년생 등을 대상으로 서울 강남 일대에서 벌어진 1,000억 원대 불법 다단계 사기(폰지사기)에 100명 넘는 현직 보험설계사들이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총책인 대부업체 대표를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문제가 된 법인 보험대리점(GA)의 내부통제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23일 대부업체 피에스파이낸셜의 불법 투자금 유치에 설계사들이 연루된 의혹과 관련 2개 GA(피에스파인서비스·미래에셋금융서비스)에 대한 긴급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국에 따르면 이들 GA에 소속된 설계사 97명은 보험영업을 빌미로 보험계약자 765명에게 유사수신 자금 1,406억 원을 받아 이 중 342억 원을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2개 GA 외에도 이번 폰지사기에 가담한 일당은 총 371명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134명은 보험협회에 등록된 설계사로 현재까지도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피에스파이낸셜은 피해자들로부터 수천억 원대 투자금을 유치하고 돌려주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보험설계사 출신인 A씨는 직접 GA인 피에스파인서비스를 설립해 설계사 조직을 기존에 피에스파이낸셜이 자행하고 있던 폰지사기에 동원,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타깃은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나 학생 등 청년들이었다. 기존 보험가입 고객에게 월급 관리 명목의 재무스터디를 개최하고 투자를 권유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투자금을 재투자해 연 20% 이상의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실상은
신규 투자자의 돈을 기존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
였다. '기업이 발행한 단기채권'에 투자하겠다며 실제로는 A씨에게 자금을 대여하는 금전대차계약으로 진행했고, 투자금도 A씨 개인계좌로 입금했다. 당국 조사에서 투자상품의 실체는 발견되지 않았다.

GA 영업 방식을 폰지사기에 그대로 이식하기도 했다. 고객이 장기간 자금을 예치할수록 수수료를 추가로 지급하거나, 목표 실적을 달성한 설계사에게는 특별보너스나 여행경비를 지급하는 식이었다. 다단계 피라미드식 영업으로 설계사는 직접 모집한 투자금의 3%를, 상위관리자는 하위 직원이 모집한 투자금의 최대 1%를 수당으로 지급받았다. 피에스파인서비스 소속 실적 1위 설계사는 360억 원을 모집해 수수료 11억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은 A씨를 비롯해 피에스파인서비스 소속 임직원·설계사 등에 대해 중징계와 함께 수사기관에 고발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도 지난해 12월 A씨 등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해 수사 중에 있다. 금융당국은 또
GA 및 설계사 등록취소 사유에 유사수신 등 처벌 이력을 추가하는 법 개정을 추진
하는 등 GA 내부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유사수신에 가담한 관련자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보험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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