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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잠룡들이 정치권의 명운이 걸린 한 주를 맞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번 주 사법부 판단에 따라 조기 대선 여부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가 판가름난다는 점에서, 각자 행보와 메시지를 조절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박람회 개회 선언을 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연합뉴스

23일 정치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확정된데 이어 28일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여권 내 ‘지지율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주에도 부처 업무 관련 공식 일정만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그간 강성 보수층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다만 윤 대통령 석방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메시지를 내지 않으면서, 장관 업무 역할에만 충실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도 시정 관련 정책·현장 일정만 소화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및 재지정을 번복하며 자신의 정책 실패를 인정했고, 최근 검찰로부터 명태균 리스크 관련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로우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4일 출간하는 저서 ‘다시 성장이다’와 관련해서도 별도 일정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0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 앞에서 금일 실시된 검찰 압수수색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홍 시장 역시 저서 ‘꿈은 이루어진다’ 출간을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이후로 미뤘다. 최근 여야가 합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정안에 대해 “일단 받아들이고 구조개혁에 나서자”고 했다가 2030 반발을 의식해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한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은 28일 ‘서해수호의 날’을 앞두고 보훈·안보 이슈 관련 행보를 검토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일정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10일 부산에서 열린 북콘서트 이후 추가 일정을 잡지 않았다.

안철수 의원은 이번 주 외부 일정을 잡지 않았다. 다만 민주당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쪽으로 줄곧 메시지를 내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전과 4범의 범죄자이자 12개의 범죄 혐의자”라며 “법적 판단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선에 출마하는 것은 민주주의 기본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 이제 그만하시고 정계에서 은퇴하라”고 압박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대구 북구 경북대에서 '시대를 바꾸자, 개헌'을 주제로 열린 경북대학교 청년 토크쇼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들의 대권가도는 윤 대통령 선고 결과와 직결돼 있다. 만약 헌재가 기각 또는 각하할 경우 윤 대통령은 곧바로 복귀한다는 점에서 곧장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파면되면 ‘조기 대선’ 정국이 되지만 당장 대권 행보를 개시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 이들 입장에선 급하게 나섰다가 지지층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분간 몸을 낮추고 당과 속도를 맞추며, 정국 상황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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