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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경마. 송봉근 기자
한국마사회가 내년 개장 예정인 경북 영천경마장에 부산·경남경마장(이하 부경경마장) 소속 경주마를 이용하기로 하자 마주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또 부경경마장 경마 횟수가 연간 120회 줄어 부경 지역 세수가 200억~300억가량 감소하기 때문이다.



부경 마주 “경주마 회복 더디고 안전 담보 안 돼”
23일 부산경남경마공원마주협회에 따르면 부경 마주 176명은 만장일치로 내년부터 영천경마장에서 열리는 경마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신우철 부산경남경마공원마주협회장은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경주마가 한 번 경기를 뛰고 나면 핏줄이 다 터져서 한 달은 쉬어야 한다”며 “부산에서 영천까지 3시간 이동 후 경기까지 뛰면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수송 과정에서 안전 문제도 담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사회가 내년부터 ‘권역형 순회 경마’를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부경 마주들과 협의하지 않은 점도 갈등의 불씨를 키웠다. 권역형 순회 경마는 영천경마장에 경주마를 두지 않고 부경경마장 소속 경주마를 이동해 경주하는 것을 의미한다.

신 회장은 “마사회 기획팀이 지난해 12월 초 영천경마장 사용한다고 통보하는 수준이었고, 우리는 권역형 순회 경마 도입을 찬성한 적이 없다”며 “한국 경마는 사양길로 접어들었는데 정치적 논리로 영천경마장을 짓고 경주마를 부산에서 빌려 쓰겠다는 마사회 계획을 순순히 받아들일 마주는 한명도 없다”고 말했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경주마들이 질주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연간 레저세 200억원 손실…정치권 “마사회 꼼수”
권역형 순회 경마는 부경 지역 세수 감소와도 맞닿아 있다. 마사회는 경마가 열리는 지자체에 마권 발매 총액의 10%를 레저세로 납부한다. 마사회는 영천경마장을 개장하더라도 재정 문제 등을 이유로 전체 경마 횟수를 늘리지 않는다. 대신 부경경마장에서 열리던 경마를 떼 영천경마장에서 치르기로 했다. 그 결과 부경경마장 경마 횟수는 2025년 716회에서 2026년 644회, 2027년 596회가 될 전망이다. 세수로 따지면 2027년 기준 217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마사회는 영천경마장에서 경마하면 레저세 절반을 아낄 수 있다. 2009년 경마장 공모 당시 경북과 영천시는 마사회에 30년간 레저세 50% 감면 약속을 내걸어 영천경마장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마사회가 레저세를 아끼려고 꼼수를 썼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국제 경마대회 모습 [사진 한국마사회]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마사회가 부산시와 경남도와 합의도 없이 레저세를 아끼려고 영천경마장으로 경기를 가져가는 꼼수를 쓴다”며 “세수 감소를 막기 위해 레저세율을 높이고, 경주마 이동을 제한하는 것을 담아 법안을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

마사회는 부경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생각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부경과 영천 지역 간 세수확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이어서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기 어려웠다”며 “앞으로 경주마 생산 규모를 확대해 부경경마장 경마 횟수를 중장적으로 늘리는 등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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