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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기반 경제심리는 '침체' 신호 vs 실물지표는 "경제 괜찮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의 경기 관련 경제지표들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역정책으로 촉발된 불안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지를 두고 논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계와 기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기반한 연성(soft) 지표와 정부가 발표하는 고용 및 생산지표와 같은 경성(hard) 지표는 최근 미국의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를 두고 서로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선 연성 지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연방 재정지출 삭감이 뚜렷한 경기둔화를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야기하고 있다.

이런 불안감의 상당 부분은 미시간대와 콘퍼런스보드가 설문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경제 심리지표에 기인했다.

콘퍼런스보드가 설문을 토대로 집계한 2월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 대비 7포인트나 하락해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 소비심리의 급격한 악화를 시사한 바 있다.

미시간대가 집계한 소비자심리지수도 3월 들어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경기 우려를 키웠다. 또한 두 기관 모두 관세 충격이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경제주체들의 불안감 확대를 지표로 반영했다.

나이키 등 소비재나 델타항공 등 항공사 경영진도 최근 실적발표에서 소비심리 둔화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경기둔화 관련 불안감을 키웠다.

반면 실물 경제활동을 반영한 경성 지표는 미국의 경기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상황과는 거리가 있음을 시사한다.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5만1천명 증가해 전망에 못 미쳤고 실업률도 4.1%로 소폭 상승했지만,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2.8%로 1월(3.0%)보다 둔화, 인플레이션 반등 우려를 덜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지난 19일 회견에서 소비자심리 설문조사에서 반영된 기대 인플레이션 반등을 두고 다른 지표와 크게 벗어난 '이상치'(outlier)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상당한 우려를 보여주는 것은 연성 지표, 즉 설문조사"라며 "연성 지표가 경성 지표에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이를 빨리 알아차릴 것이지만 아직은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확실성은 월가와 산업계를 모두 사로잡고 있는 상황이다.

시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미국경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다들 이를 두고 경제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한 최종 결론으로 받아들이고 싶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성 지표는 한두 달 전 일어난 일이고 설문은 미래 전망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이런 설문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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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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