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측 "횡령 금액 30억 원 달해"
서울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아파트 관리비 수 억 원을 빼돌린 40대 경리가 잠적 1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된 경리는 빚을 갚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소된 광산구 모 아파트 경리 직원 A(48)씨를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1500가구 규모인 한 아파트의 관리비와 장기수선충당금 등 7억 여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25년 동안 혼자서 이 아파트의 경리 업무를 해왔는데, 전기·수도 요금과 보험금, 경비 인건비, 사업비 등을 정상적으로 사용한 것처럼 위조해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외부 회계 감사에 제출하는 잔액 증명서나 회계 서류 등을 꾸며 감시를 피한 것으로 자체 조사에서 파악됐다.
아파트 측은 A씨가 이달 5일 출근하지 않고 잠적하자 횡령 사실을 파악했으며 곧 고소했다. A씨는 관리비 통장에 남아있는 현금 전액인 약 3000만 원을 인출해 도주했다. 경찰은 전날 경기 부천시 길거리에서 A씨를 체포하고 500여만 원을 회수했다.
A씨는 나머지 금액에 대해 도주 과정에서 방 값을 지출하고 생활용품 등을 구입하는데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10년간 빼돌린 관리비에 대해서는 "빚이 많아 갚는 데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추가 조사 결과 A씨가 횡령한 금액이 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피해 사실과 증거 자료 등을 경찰에 제출할 계획이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횡령 규모와 사용처 등을 파악하고 은닉 여부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사안의 중대성과 도주 우려 등을 고려해 이날 중 구속영장도 신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