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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왼쪽에선 야(野) 5당 주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오른쪽에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그 가운데엔 경찰버스 차벽으로 완충지대가 만들어져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22일 탄핵 찬성·반대 단체가 서울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각 단체들은 각 지지자들에게 막판 참여를 독려하며 결집했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행동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헌재 인근 안국역, 더불어민주당 등 야(野) 5당과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오후 4시부터 서울 경복궁역 인근 광화문 앞에서 탄핵 찬성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는 비상행동이 ‘100만을 넘어 이제 200만’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통령 파면을 위한 전국 동시다발 총궐기를 예고한 뒤 첫 집회다.

야(野) 5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오후 6시 기준 참가자 수를 최대 2만명으로 추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양복 상의 안에 방탄 조끼를 입고 자리에 앉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파란색 계열의 바람막이나 야구 점퍼를 입었다. 지지자들은 헌재를 겨냥해 ‘결정문이 밥이냐 뜸 들이게’ 등 피켓을 들고 불만을 표출했다. 집회 참가자 손모(48)씨는 “왜 선고를 미루는 것인가. 대통령에 대한 특권 없이 정의로운 판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22일 서울 광화문 앞에서 열린 야(野) 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 참석했다. 뉴스1

지난 20일 야당 의원에게 계란을 투척하는 사건이 있었던 헌재 앞은 ‘반탄’과 ‘찬탄’이 뒤섞여 소동을 빚었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은 주변을 통제하는 경찰과도 몸싸움을 벌였다. “태극기를 들고 있어 출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자 한 시민이 “태극기가 무슨 폭탄이냐. 그냥 지나가는데 왜 그러느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오후 3시쯤 촛불행동 집회가 시작되자 탄핵을 반대하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와 분리하려 이중 차벽을 세우고 통제를 강화했다. 하지만 대국본 집회 참가자 50여명이 탄핵반대 집회 현장을 벗어나 “노란 리본을 떼라”며 일일이 보행자를 검문했다. 이에 반발한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를 탄핵 반대 측 10여명이 둘러싸 서로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였다. ‘한동훈이 우리의 희망’이라는 피켓을 세워두고 그가 펴낸 책을 읽던 유튜버도 반탄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배신자” 소리를 들었다.

대통령 탄핵 기각·각하를 촉구하는 자유통일당과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는 이날 오후 1시 각각 서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광화문역과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경찰에 접수된 이날 서울권 탄핵 관련 집회 신고 인원은 반대 20만여명, 찬성 10만여명이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찰이 차단벽을 세워두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탄핵 반대 지지자에게 보행 불가 안내를 하고 있는 모습. 김서원 기자

광화문에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연단에 오르기 전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반탄’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충남 논산, 경북 경주 등 전국 각 지명을 붙인 푯말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 ‘12·3 계몽령은 성공했다’ ‘문형배, 이미선, 정계선, 정정미 지켜보고 있다’는 헌법 재판관들의 성명을 거론한 현수막이 붙었다. 참가자들은 ‘탄핵 각하’ ‘국회 해산’ 피켓을 들었다.

여의도엔 아이들을 데리고 집회에 참석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있었다. 미취학 자녀 둘을 데리고 참여한 한 아버지(30대)는 “봄이라 날이 좋아서 기도회에 나들이 삼아 나왔다”고 말했다. 세이브코리아를 이끄는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 등 주요 연사들은 이날 여의도가 아닌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앞에서 열린 기도회에 참석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반대 광화문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광화문과 여의도 반탄 진영에선 탄핵 기각보다 ‘탄핵 각하’가 자주 언급됐다. 세이브코리아 집회 참석자 이모(60대·중구)씨는 “줄탄핵을 한 민주당에 잘못이 있다”며 “요건을 갖추지 못한 탄핵 소추는 각하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참가자 김모(60대·성동구)씨는 “기각해야 (민주당이)승복할 것”이라며 “각하되면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탄핵 찬반 집회 관리를 위해 투입된 경찰력은 기동대 63개 부대 4000여명을 투입했다. 경찰은 헌재 정문 양 옆에 철제 바리케이드를 추가 설치하는 등 오는 23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경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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