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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천대 연구진, 보호막 코팅한 액체 로봇 개발

액체 금속. 국내 연구진이 보호막으로 둘러싼 액체 로봇을 개발했다. 수은 같은 액체 금속처럼 모양을 바꾸면서 장애물도 물 흐르듯 통과할 수 있다./UNSW


국내 연구진이 장애물을 물 흐르듯 통과하며 기능을 수행하는 부드러운 로봇을 개발했다. 의학에 적용하면 환자 몸 속에서 암세포를 감싸 제거하고 약물을 전달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와 가천대 공동 연구진은 물처럼 형태를 자유롭게 바꾸며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로봇에 PB란 이름을 붙였다. ‘입자 갑옷을 입은 액체 로봇(Particle-armored liquid roBot)’이란 뜻이다. PB는 액체에 안에 있고 표면은 소수성(疏水性) 입자로 둘러싼 형태이다. 소수성 입자는 지방처럼 물을 매우 강하게 밀어내는 성질을 갖고 있다. 연잎에 내린 비가 스며들지 않고 물방울이 돼 굴러버리는 것도 잎 표면이 소수성 물질로 덮여 있기 때문이다. 소수성 입자는 액체와 섞이지 않고 표면에 달라붙어 마치 갑옷처럼 보호막 역할을 한다.

이전에도 ‘액체 마블(liquid marble)’이라는 형태로 비슷한 개념이 연구된 바 있다. 액체 마블은 물방울 같은 액체를 초소수성 입자로 둘러싸 굴릴 수 있게 만든 구조물이다. 마치 물방울에 옷을 입혀 젖지 않고 이리저리 굴릴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다만 기존의 액체 마블은 입자의 양이 적어 변형이 어렵고, 구조가 쉽게 깨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서울대과 가천대 연구진이 개발한 액체 로봇. 두 액체 로봇이 터지지 않고 떨어져 합병되는 모습을 나타냈다./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이번 액체 로봇은 소수성 입자를 훨씬 많이 사용해 보호막이 더욱 튼튼하다. 덕분에 액체 방울이 터지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바뀔 수 있다. 연구진은 액체 로봇이 작은 기둥 사이를 물이 스며들듯 지나가거나, 유리구슬을 삼키고 다른 PB와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등 생명체처럼 유연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물 위를 미끄러지듯 빠르게 이동해 마른 지면에 도달할 수도 있다.

연구진은 액체 로봇을 굴려 특정 물질까지 전달했다. 마치 백혈구가 병균을 삼켜 먹듯 액체 로봇이 물질을 감싸고 해독제를 전달하거나 안전하게 수거하는 과정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향후 암세포만 감싸 제거하거나, 약물을 몸속 특정 부위에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로도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번에는 로봇 내부의 액체로 물을 사용했지만, 다음에는 소수성 입자가 더 잘 달라붙는 액체로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하는 목표를 찾아가는 형태도 생각해볼 수 있다. 표면에 자성 입자를 붙여 외부에서 자석으로 이동시키거나,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물질을 붙여 유도 미사일처럼 쓰는 식이다.

김호영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이 로봇은 테두리의 입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액체라서 특정 물질을 운반한 뒤에는 자체 분해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인체에 유해한 테플론 가루를 소수성 입자로 사용해 로봇을 구현했으나, 현재 꽃가루와 같은 식물 유래 성분을 사용해 인체에 적용할 수 있는 액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Science Advances(2025), DOI: https://doi.org/10.1126/sciadv.adt5888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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