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애니멀피플
뉴질랜드에서 2023년 촬영돼…‘샥토푸스’ 별명
해저에 사는 문어와 상어의 만남 여전히 미스터리
지난 2023년 뉴질랜드 하우라키 만 인근 바다에서 마오리문어가 청상아리의 등에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해양생물학자들의 현장 조사에서 관찰됐다. 오클랜드대학 SNS갈무리

겁을 상실한 걸까, 자신만만한 걸까. 문어가 포식자인 상어의 머리에 당당히 달라붙어 이동하는 희귀한 장면이 뉴질랜드에서 포착됐다.

지난 2023년 뉴질랜드 하우라키 만 인근 바다에서 마오리문어가 청상아리의 등에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해양생물학자들의 현장 조사에서 관찰됐다. 오클랜드대학 SNS갈무리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스는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연구진이 북섬 연안에 있는 하우라키 만에서 청상아리의 등에 탄 마오리문어의 모습을 관찰했다고 전했다. 기사를 보면, 로셸 콘스탄틴 박사 등 오클랜드대 해양생물학자들은 지난 2023년 12월 현장 조사에 나섰다가 이러한 장면을 목격했다.

콘스탄틴 박사는 처음에 청상아리 머리 부분에 무언가 주황색 덩어리가 보여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그는 “부표인가 어망인가 싶었다”면서 “혹은 크게 상처 입은 게 아닌가 걱정했다”고 매체에 말했다. 연구팀은 상어를 더 잘 관찰하기 위해 상공으로 드론을 띄우면서 배로 상어 가까이 다가가 수중 영상을 촬영했다. 그다음엔 두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문어 한 마리가 상어의 머리 부분에 달라붙어 있었다. 콘스탄틴 박사는 “그때 문어의 팔이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지난 2023년 뉴질랜드 하우라키 만 인근 바다에서 마오리문어가 청상아리의 등에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해양생물학자들의 현장 조사에서 관찰됐다. 오클랜드대학 SNS갈무리

상어와 문어에게 다가간 연구진은 곧 이 문어가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 서식하는 마오리문어임을 알 수 있었다. 마오리문어는 남반구에서 서식하는 문어 중 몸집이 가장 큰 종으로, 몸무게는 약 12㎏에 이르고 팔을 뻗으면 2m까지 늘어난다. 그러니 청상아리 위에서도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연구진은 이 문어에게는 상어문어라는 뜻의 ‘샥토푸스’(Sharktopus)란 별명을 붙였다.

연구진은 청상아리가 눈으로 문어를 볼 수는 없었겠지만, 그 존재를 인식했을 가능성은 크다고 봤다. 상어 몸 전체에는 주변 환경을 감지할 수 있는 측선이라는 감각기관이 있기 때문이다. 상어나 고래에게 가끔 다른 종의 물고기가 달라붙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포식자의 몸에서 죽은 피부나 기생충을 떼어내며 공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때 관찰된 상어와 문어가 그러한 관계인지는 정확지 않다. 청상아리는 종종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행동으로 유명한데, 일부 연구자는 이 행동이 물고기나 문어 같은 ‘무임승차객’을 떼어내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고 추측한다.

지난 2023년 뉴질랜드 하우라키 만 인근 바다에서 마오리문어가 청상아리의 등에 타고 이동하는 모습이 해양생물학자들의 현장 조사에서 관찰됐다. 오클랜드대학 SNS갈무리

다만 이번에는 상어가 그다지 불편해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콘스탄틴 박사는 “상어도 문어도 꽤 만족해 보였다”면서 “아주 평화로운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청상아리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어로 시속 74㎞까지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이 상황이 불편했다면, 빨리 헤엄쳐 떼어냈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연구진은 둘의 ‘만남’이야 말로 가장 큰 미스터리라고 짚었다. 마오리문어는 해저에 서식하는 반면, 청상아리는 수심 300m 정도 잠수를 하지만 바닥에 머무는 경우는 적다고 한다. 콘스탄틴 박사는 “두 동물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여전히 어떻게 만났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524 북한, 머스크보다 비트코인 많아 "1조 6700억 상당 보유" 랭크뉴스 2025.03.24
43523 [속보] 정부, 울산 울주·경북 의성·경남 하동 특별재난지역 선포 랭크뉴스 2025.03.24
43522 [단독]홈플러스·MBK에 칼 빼든 국민연금…TF 만들고 법적 조치 검토[시그널] 랭크뉴스 2025.03.24
43521 "어어? 그냥 가시면 안 되죠"‥'성묘객' 붙잡고 현장 갔더니 랭크뉴스 2025.03.24
43520 총리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복귀... 민주당 줄탄핵 9전 9패 랭크뉴스 2025.03.24
43519 "아무데도 못가" AI 기술 유출 막으려 딥시크 임직원 여권 압수한 중국 랭크뉴스 2025.03.24
43518 법원, 이재명에 과태료 300만원…대장동 재판 증인 불출석 랭크뉴스 2025.03.24
43517 유재석, 산불 피해에 5000만원 기부… “하루빨리 일상 회복하길” 랭크뉴스 2025.03.24
43516 '기습 유증 곡소리' 한화에어로 구조대 떴다…자사주 매입에 7%대 반등 랭크뉴스 2025.03.24
43515 [속보] 의성 대형산불 안동으로 확산…“강풍에 번져” 랭크뉴스 2025.03.24
43514 공수처, 검찰 압수수색…이정섭 검사 ‘불법 범죄경력 조회’ 자료 확보 랭크뉴스 2025.03.24
43513 [속보] 정부, ‘산불 피해’ 울산·경북·경남 특별재난지역 선포 랭크뉴스 2025.03.24
43512 [속보] 정부, '산불 피해' 울주·의성·하동 특별재난지역 선포 랭크뉴스 2025.03.24
43511 '호마의식' 주장에 용산 발끈‥"중국 간첩 짓" 주장에는.. 랭크뉴스 2025.03.24
43510 한덕수 ‘파면’ 의견 정계선 “재판관 임명 거부는 윤 탄핵심판 방해” 랭크뉴스 2025.03.24
43509 [속보] 한덕수 대행, 의성 산불 현장 방문…“피해자 지원 소홀함 없어야” 랭크뉴스 2025.03.24
43508 산청 산불 진화율 68%…“강풍에 어려움” 랭크뉴스 2025.03.24
43507 [속보] 의성 산불 안동으로 확산…안동시, 길안면 등 대피명령 랭크뉴스 2025.03.24
43506 의성 산불 강풍에 안동으로 확대… 서산영덕고속도로 휴게소 불에 타 랭크뉴스 2025.03.24
43505 "곧 1000만 넘는다"…주말마다 한국인들 우르르 몰려가더니 벌어진 일 랭크뉴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