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상경대생 "우린 출결·학점 챙기려 애쓰는데..."
"다른 단과대 집단행동이었으면 이미 제적"
"'편하게 쉬려면 의대 가자'... 자조까지 나와"
'의대 빈자리 타과생 편입안' 반기는 기류도
의대생들이 유능한 의사도 아니고, 수능 점수 더 잘 받은 애들일 뿐이잖아요. 국가가 이렇게까지 원칙을 어겨가며 특정 집단을 오래 봐주다니 어이가 없어요.서울 소재 한 대학의 상경대생인 A(22)씨

의과대학 학생들의 대규모 수업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의대생들을 향한 비(非)의대생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1년 넘도록 수업 출석은커녕 미등록 상태인 의대생이 수두룩하지만 정부가 학사 유예까지 하며 사정을 봐준 게 비의대생들로선 꿈도 못 꿀 일이란 것이다. "의대생을 원칙대로 제적시키고 빈자리를 편입생으로 채우자"는 의견을 반기는 여론도 커졌다.

"우린 출결은 물론 학점 더 챙기려 전전긍긍하는데..."

21일 경기도 내의 한 의과대학 도서관에 전공서적과 가운, 청진기가 놓여져 있다. 뉴스1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상경대생인 A(22)씨는 정부의 '의대생 봐주기'가 의대와 비의대 간 차별 의식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대부분 대학생들은 수업 출결을 모두 챙기는 건 기본이고 학점을 더 못 받을 까 전전긍긍한다"며 "반면 1년 넘게 쉬면서도 당당한 의대생들과 이에 쩔쩔매는 정부·대학을 보면서 '이게 차별이 아니면 뭔가' 싶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미 비의대생들 사이에서는 '마음 편히 쉬고 싶으면 수능 다시 봐서 의대 가자'거나 '이게 다 우리가 의대를 못 가서 고생하는 것'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도 나온다"며 "정부·대학이 여느 대학생들을 대하듯 원칙대로 공평하게 대응해야만 학생 간 부차적인 사회 갈등이 번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의정 갈등이 심화된 지난해부터 비의대생들 사이에선 정부가 의대생들을 과도하게 봐주고 있다는 불만이 나왔다. 최근 들어 이런 여론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타 단과대 학생들이 집단행동을 이유로 출결이 불량했다면 대학은 지체 없이 유급·제적시켰을 것" "평범한 학생들은 결석 며칠만 해도 F 학점을 받는다" 등 의대생 수업 거부 사태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의대생 제적된 자리 편입생으로 채우는 게 나을 듯"

신학기가 시작됐지만 의대생들은 2년째 돌아오지 않고 버티고 있다. 21일 경기도 내의 한 의과대학 건물 앞에 산수유꽃이 피어있다. 뉴스1


일부 대학에서 의대생이 제적되면, 학칙에 따라 이를 타과 편입생으로 채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이를 반기는 반응도 다수 등장했다. 21일 오전 연세대 익명 커뮤니티에는 "의대생들이 제적되면 대형 편입 시장이 열릴 테니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사명감을 갖고 편입해야겠다"거나 "난 학점 높은 생명대생인데 의대 편입을 위해 어떤 걸 준비하면 되느냐"고 묻는 댓글들이 달렸다.

이 외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대학생들은 "수업 한 번 안 들은 24·25학번, 예과생들보단 간호대생이 의대 편입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거나 "자기 이익 챙기려고 드러누운 현 의대생들보단 편입생들이 필수과에 더 많이 지원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사립 의대들이 일반 편입 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학생이 많이 빠져나간다면) 편입을 통해 채우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관기사
• 미복귀 의대생 제적 땐 편입으로 정원 채운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1816350001704)

다만 의대 학장들은 아직 타과생 편입 검토안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19일 의대생에게 보내는 입장문을 통해 "제적 후 타과 편입으로 의대를 구성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이며 어떤 의대에서도 고려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복귀를 독려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264 뉴진스, 잠정적 활동 중단 선언···“법원 결정 존중한다” 랭크뉴스 2025.03.24
43263 오늘 한덕수 탄핵심판 선고‥비상계엄 판단 주목 랭크뉴스 2025.03.24
43262 경북 의성 산불 사흘째…진화율 68% 랭크뉴스 2025.03.24
43261 "경기 천천히 뛰니 4000만원 입금"… 손준호 '승부 조작' 판결문 진짜일까 랭크뉴스 2025.03.24
43260 의성산불 3일째 확산…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투입 재개 랭크뉴스 2025.03.24
43259 산청 산불 밤새 노력에도 진화율 71%…일출 후 헬기 투입 랭크뉴스 2025.03.24
43258 “성묘하다가”“예초기 쓰다가”… 결국 또 부주의 때문 랭크뉴스 2025.03.24
43257 “연금개혁 청년 독박” 불신 부추기는 보수 진영 대선 주자들 랭크뉴스 2025.03.24
43256 평년보다 포근…건조하고 강한 바람, 화재 주의해야 [날씨] 랭크뉴스 2025.03.24
43255 [사설] 검찰 ‘김성훈 영장심사’ 불출석, 왜 윤석열 수사만 작아지나 랭크뉴스 2025.03.24
43254 [속보]의성산불 사흘째 확산…일출과 동시 진화 헬기 투입 재개 랭크뉴스 2025.03.24
43253 특정 문신하면 갱단원?…"美 추방자 선별 엉터리" 주장 나왔다 랭크뉴스 2025.03.24
43252 이재명 정치적 운명 가를 '벌금 100만 원'... 선거법 항소심 26일 선고 랭크뉴스 2025.03.24
43251 보스턴다이내믹스 몸값 정말 30조?… 현실화시 정의선 체제 단숨에 구축 랭크뉴스 2025.03.24
43250 두바이 실종 女인플루언서…사지 부러지고 피투성이로 발견, 뭔일 랭크뉴스 2025.03.24
43249 [의료최전선 외상센터]⑨ 남극부터 아프리카 전쟁터까지…환자 구하러 지구 누빈 외과의사 랭크뉴스 2025.03.24
43248 얼마나 가져야 부동산 상위1%?…기준선 30억원으로 급상승[집슐랭] 랭크뉴스 2025.03.24
43247 "헌법을 따랐다"…40차례 거부권도·30번 줄탄핵도[송종호의 여쏙야쏙] 랭크뉴스 2025.03.24
43246 [단독] 경호처, 윤석열 2주년 영상에 국책연구원 예산 사용 의혹 랭크뉴스 2025.03.24
43245 산청 산불 진화율 71% 밤새 제자리…이 시각 산청 랭크뉴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