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용어사전 > 세계한잔 ※[세계한잔]은 우리 삶과 맞닿은 세계 곳곳의 뉴스를 에스프레소 한잔처럼, 진하게 우려내 한잔에 담는 중앙일보 국제팀의 온라인 연재물입니다.

관광 대국 홍콩은 최근 몇 년간 관광객이 급감해 골머리를 앓았다. 2019년 민주화운동에 이어 2020년 코로나 19까지 겹치며 홍콩을 찾은 관광객은 2018년 6500만명에서 지난해 4500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홍콩 정부는 유명가수 콘서트와 경마 대회를 유치하고 자이언트 판다 4마리를 동물원에 들이는 등 160억 달러(약 23조원)의 관광 진흥책을 가동했다. 불친절하기로 유명한 홍콩 택시기사들에게 ‘관광객을 상대로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는 당국의 특별 당부까지 나왔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홍콩 택시기사들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라’는 당국의 지침까지 나왔다고 이코노미스트 최신호가 보도했다. 관광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조치다. 유튜브

홍콩관광청(HKTB)에 따르면 관광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불친절한 상인·웨이터·택시 기사였다. 지난 2023년 홍콩 택시기사에 대한 불만이 총 1만1500건 접수됐는데, 이는 2022년 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매체는 "이에 홍콩 당국은 '예의 캠페인(courtesy campaign)'을 벌이고 있다"면서 "택시 기사 등 고객을 상대하는 이들에게 친절하게, 더 많이 웃으며 접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2025년 2월 15일 홍콩 오션파크에서 열린 6개월 된 쌍둥이 판다 데뷔식에서 판다들이 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조치는 주로 중국 본토 관광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매체는 해석했다. 지난해 홍콩을 방문한 4500만명 중 3400만명이 중국 본토 출신이었다.

중국 SNS에는 "홍콩 택시가 승객을 속인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글이 조회 수 48만회를 기록했다. 중국 본토인들을 상대로 홍콩 택시 기사가 바가지요금을 받는다는 불만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중국 저장(浙江)성에서 온 한 관광객은 SNS에 "요금 56홍콩달러(약 1만원)를 내기 위해 1000홍콩달러(약 18만원)를 줬더니 거스름돈으로 44홍콩달러(약 8100원)만 돌려줬다"고 하소연했다. 홍콩 경찰에 신고했지만,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2023년 7월 5일 중국 오성홍기와 홍콩을 상징하는 깃발이 나부끼는 가운데, 택시가 지나가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홍콩 당국은 대대적인 기강 잡기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홍콩에선 택시 기사에 대해 신규 벌점 제도를 시행했다. 길을 우회하는 수법으로 요금을 더 받는 행위 등 11가지 항목을 위반하면 벌점을 받게 된다. 벌점이 쌓이면 향후 면허 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12월엔 홍콩 택시에 디지털 결제를 의무화하고 감시 카메라(CCTV)를 설치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이 제안됐다.

택시 기사들에게 예의바른 태도를 홍보하는 '예의 대사'들이 관련 책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유튜브

매체는 "고령화와 임금 감소에 시달리는 택시 기사들 입장에선 환영하기 힘든 조치"라고 전했다. 홍콩 전역에는 4만6000명의 택시 기사가 있는데 이 중 60%가 60세 이상이다. 87세 택시 기사가 9일간 사고를 3번 내면서 택시 기사들의 고령화 문제가 새삼 조명된 적도 있다. 택시 기사인 츠 록 후이는 이코노미스트에 "40년 전만 해도 택시 기사들은 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 돈을 벌었지만, 현재는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의 예의 캠페인에는 예의 바른 태도를 사회적 DNA의 일부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장기 교육이 포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SCMP는 "방문객의 여행 경험을 개선하는 일은 여전히 과제"라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친절 모범 사례로 싱가포르를 꼽는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4398 공공분양 일반공급 50% 신생아가구에 몰아준다[집슐랭] 랭크뉴스 2025.03.26
44397 [속보]중대본 "산불사태 사망 18명·중상 6명·경상 13명" 랭크뉴스 2025.03.26
44396 "이재명 무죄" 외치면서도…'434억 반환' 법률 따지는 野, 왜 랭크뉴스 2025.03.26
44395 '전현직 임직원 785억 부당대출' 고개속인 김성태 기업은행장 랭크뉴스 2025.03.26
44394 이재명 "헌재, 尹 선고 미루는 건 헌정질서 위협" 랭크뉴스 2025.03.26
44393 "1월 출생아수 11.6% 급등"…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 랭크뉴스 2025.03.26
44392 산청 산불, 지리산국립공원 200m 앞 확산…불길 저지 총력(종합) 랭크뉴스 2025.03.26
44391 한은 “서학개미 이제는 분산투자도 해야”···-40% 손실시 S&P500 투자로 원금회복 8.6년 소요 랭크뉴스 2025.03.26
44390 “은행배만 불러간다” 대출이자 꼼짝않고 예금금리 내리고 랭크뉴스 2025.03.26
44389 “반도체 호황에 기업 영업이익 희비” 삼성·SK하이닉스 견인 랭크뉴스 2025.03.26
44388 [속보]하회마을 직선거리 5.4㎞까지 불길 접근 “초긴장” 랭크뉴스 2025.03.26
44387 이재명, 2심 선고 앞두고 "민주당 의원들 법원 오지 말아달라" 랭크뉴스 2025.03.26
44386 이재명, 선거법 항소심 오늘 오후 선고 랭크뉴스 2025.03.26
44385 고양 임대아파트서 부패한 60대 여성 시신 발견 랭크뉴스 2025.03.26
44384 151㎝ 아담 엄마 "오둥이 포기 못해"…반년만에 '완전체' 된 사연 랭크뉴스 2025.03.26
44383 낙엽 속 '좀비 불씨'의 저주…지리산 국립공원도 위태롭다 랭크뉴스 2025.03.26
44382 [속보] 이재명 "헌재, 尹 선고 미루는 것은 헌정질서 위협" 랭크뉴스 2025.03.26
44381 "파면입니까, 파멸입니까?" '재판관 8명' 호명하더니‥ [현장영상] 랭크뉴스 2025.03.26
44380 래미안원베일리 '국민평형' 70억원에 거래…3.3㎡당 2억원 첫 돌파 랭크뉴스 2025.03.26
44379 산림당국 “의성 산불 영향 구역 추산 못해”… 사망자 대부분 60~70대 랭크뉴스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