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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서 처음 만난 한중 외교수장
APEC·한중FTA 양국 우호 협력 강조
미국 비판... 한미 동맹 균열 내기 시도
중국 외교부 제공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한중 외교 수장이 처음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정세와 한중 관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중국은 한국의 혼란한 국내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일관된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이라 강조하면서, '대(對)중국 봉쇄 정책'을 펼치는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하면서 '한미 동맹'의 빈틈 벌리기에 주력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일본 도쿄의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50분간 회담하며 "중국과 한국은 떼어놓을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며, 분리할 수 없는 파트너이므로, 두 나라가 자주 왕래하고 점점 다 가까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한국의 혼란한 국내 정치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중국의 한국에 대한 정책은 안정적"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내 상황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는 항상 중국과 한국 간의 선린 우호 관계를 고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올해와 내년 한국과 중국이 잇달아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만큼 양측 지도자는 공통의 인식을 함께 하고 서로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해야 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두 장관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을 가속화하는 등 한중 경제협력을 심화하기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관세 전쟁'으로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드는 미국에 함께 대항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과 한국은 모두 자유무역의 수혜자이자 수호자'임을 강조하며 일방주의와 패권주의, 횡포에 직면에 함께 '작은 마당에 높은 담장 쌓기(小院高墙·미국의 중국 기술 봉쇄 정책)'와 '디커플링'에 함께 저항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에도 막대한 청구서와 압박을 밀어 넣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미 동맹의 균열을 노린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후 이어진 한중일 장관 간 단체 회담에서도 '한미일 삼각 협력'을 겨냥한 발언은 이어졌다. 22일 열리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을 앞두고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왕 부장은 "우리 세 나라에는 모두 '먼 친척이라도 가까운 이웃보다 못하다'는 속담이 있다"며 "한국, 중국, 일본이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더욱 잘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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