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부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13일째 단식 중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농성장으로 향하고 있다. 정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일 4개 야당과 함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대표가 “국민 누구나 최 대행을 체포할 수 있으니 몸조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한 지 이틀 만이다.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20일 넘게 무시한 것이 주요 명분이다. 12·3 내란 공범 혐의,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 거부,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임명 거부도 포함됐다. 여야 사이에서 눈치 보는 처신을 한 최 대행 책임이 없지 않으나, 그 탄핵 사유를 하나하나 뜯어볼 때 위반의 중대성이나 긴급성을 수긍할 수 없다. 더욱이 작금의 비상시국에 말이다.

이 대표는 “최고 공직자가 헌법을 무시하면 나라 질서가 유지될 수 있겠느냐”고 탄핵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나라 질서를 더 어지럽히는 것은 민주당의 탄핵 남발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달아 탄핵소추된 마당에 ‘대행의 대행’까지 탄핵하겠다니 대외신인도 추락 등 대내외 경제에 미칠 악영향과 국민 불안은 민주당 안중에 없어 보인다.

헌재의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24일로 잡힌 터라 민주당이 최 대행 탄핵을 접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한 총리 탄핵안이 기각·각하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하면 최 대행 탄핵안은 사실상 폐기되고, 탄핵안이 인용되면 한 총리 탄핵을 강행한 민주당 책임론이 분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적으로나, 민주당으로나 아무 실익이 없는 최 대행 탄핵을 강행하는 건 늦어지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와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에 따라 조급해진 탓이라고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민주당의 이번 선택은 수권정당 자격을 근본적으로 의심케 한다. 지난 총선에서 민심이 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만들어준 것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 때문이다. 그런데도 힘을 주체하지 못한 민주당은 '30번째 공직자 탄핵안 발의'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썼다. 이 중 헌재가 결정한 8건 모두 기각됐다. 윤 대통령의 불법계엄에 따른 정권교체의 높은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런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정권을 맡겨도 될지 불안해하는 여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자초한 일이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3310 강풍·건조한 날씨 속 산불 진화 재개…진화율 산청 70%·의성 60% 랭크뉴스 2025.03.24
43309 ‘관세 무풍지대’ 진격의 K조선·방산, 천조국 진출 코앞 [트럼프 스톰, 다시 찾아온 기회①] 랭크뉴스 2025.03.24
43308 인천 송도 초고압선 매설 깊이 ‘안전 논란’…고작 1.1m 랭크뉴스 2025.03.24
43307 경북 의성 산불 사흘째…진화율 65% 랭크뉴스 2025.03.24
43306 프리마켓 데뷔날… SK하이닉스, 50주 거래에 시총 10조원 ‘휘청’ 랭크뉴스 2025.03.24
43305 ‘한덕수 탄핵 선고’ 앞두고 권영세 “헌재, 민주당 국정 파괴 난동에 경고 보내길” 랭크뉴스 2025.03.24
43304 캐나다 국민 카페 ‘팀 호튼스’도 논란…캐나다인들 ‘부글부글’ [특파원 리포트] 랭크뉴스 2025.03.24
43303 반도체 저승사자도 돌아섰다…"2분기 메모리 봄" 기대 커지는 이유 랭크뉴스 2025.03.24
43302 산청·의성 산불 진화율 각 70%·65%···일출과 동시에 진화 헬기 투입 랭크뉴스 2025.03.24
43301 "유럽에서 오렌지주스 먹지 마세요" 선물 가격에 숨겨진 비밀[글로벌 왓] 랭크뉴스 2025.03.24
43300 ‘2조 몸값’ HPSP 매각 본입찰 연기... “막상 뜯어보니 너무 비싸” 랭크뉴스 2025.03.24
43299 분수령 맞은 의대 정상화…강경파는 벌써부터 ‘복귀자 색출’ 움직임 랭크뉴스 2025.03.24
43298 낮 최고 24도 미세먼지 ‘나쁨’…“동쪽 지역 매우 건조” 랭크뉴스 2025.03.24
43297 [속보] 의성산불 진화율 65%…헬기 57대, 인력 2602명 투입 랭크뉴스 2025.03.24
43296 뉴진스, 홍콩서 NJZ로 공연 강행 뒤 ‘활동 중단’ 선언… 어도어 “안타까워” 랭크뉴스 2025.03.24
43295 국립생태원도 칭찬한 '두꺼비 계단'…17년차 공무원 아이디어 [영상] 랭크뉴스 2025.03.24
43294 정권 교체 53.9%·연장 40.4%… 국민의힘 40.0%·민주 43.6% 오차범위 내[리얼미터] 랭크뉴스 2025.03.24
43293 [단독] "국민이 국회의원 때리면 가중처벌" 민주당 법안 발의 랭크뉴스 2025.03.24
43292 미국, 우크라전 3단계 휴전·종전 추진…“에너지 공격 중단해야” 랭크뉴스 2025.03.24
43291 한국형 '로브 바이러스'의 탄생, 민생 놓고 헛발질하는 정치 [EDITOR's LETTER] 랭크뉴스 2025.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