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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학교 “복귀 현황 밝힐 수 없다” 신중
의대협회는 “유의미한 기류 변화 있어”
연세대·고려대·경북대 의대의 1학기 등록 마감 예정일인 21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과대학으로 학생들이 들어가고 있다. 권도현 기자


고려대·경북대·연세대 의대생들이 1학기 복귀 마감시한까지 학교로 돌아오길 주저하고 있다. 교육부가 ‘내년도 의대 정원 동결’이라는 최후의 카드까지 꺼내 들었는데도 의·정갈등이 해소되지 않고 대규모 제적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의대 총장들이 모인 단체에서는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는 입장이 나왔다.

21일 고려대·경북대·연세대는 전국 40개 의대 중 가장 먼저 의대생 1학기 복귀 마감 기한을 맞았다. 다음주 다른 의대들의 복귀 데드라인이 이어지는 만큼 3개 대학의 복귀 현황은 타 대학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른 의대 학생들은 실제 3개 대학 미복귀 학생들이 제적되는지 확인한 뒤 복귀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각 대학은 학생들의 복귀 현황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복귀 학생들이 비난받을 수 있는 상황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국 40개 의대가 소속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는 이날 의대생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이날 등록을 마감하는 대학에서 등록과 복학에 유의미한 기류 변화가 있고 상당수 학생이 복귀하고 있다”며 “등록을 주저하는 학생은 더 이상 미루지 말기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당초 고려대는 이날 오후 4시까지 등록을 받겠다고 밝혔으나 이날 오후 11시59분까지로 등록 기한을 연장했다. 고려대 의대는 이날 오후 5시30분쯤 학생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에서 “지속적으로 등록이 이뤄지고 있으며 동록 기한 연장에 대한 문의가 많아 기한을 연장했다. 등록 의사가 있는 학생은 금일 중으로 등록을 완료하기 바란다”고 했다. 고려대는 오는 26일 오후 4시까지 복학원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고려대 학칙상 등록하지 않거나 복학원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제적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경북대·연세대는 이날 오후 11시59분까지 등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이날까지 등록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24일 중 복학 신청을 승인하고, 미등록 학생들에 대해선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낼 계획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교는 학생들이 최대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날 의대 학장들을 중심으로 학생들의 복귀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는 호소문을 통해 “세 개 학년 이상이 한꺼번에 정상적인 교육을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학생 개개인의 교육권을 넘어 의료 시스템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복귀해달라”고 했다.

반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휴학계 반려 방침을 비판하며 미복귀 의대생들에게 힘을 보탰다. 전의교협은 “휴학이나 복학 등은 신청과 승인 여부 등 그 어떤 것도 외부 압박으로 강행돼서는 안된다”며 “의대 총장들은 일괄 휴학계 반려를 철회하라”고 밝혔다. 앞서 대학 총장들은 군 휴학 등의 사유를 제외한 휴학계는 즉시 반려하겠다고 합의했다.

복귀 호소와 지지가 엇갈리면서 의대생들 사이에서도 제각기 복잡한 심경이 엿보였다. 의대생들이 모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까지도 학생 대표 공동성명서를 내고 “부당한 처우를 당하면 소송을 비롯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강경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전날 연세대 의대생 비상대책위원회가 연 간담회에 참석한 한 학생은 이날 오전 익명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전공의들은 로컬 병원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있다. 별다른 수입이나 활동 없이 1~2년의 시간을 허비하는 의대생들이 진정 같은 처지인가”라며 “간담회에서도 현실적인 법적 대응 방안에 대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교육부는 이날 고려대, 경북대, 연세대 의대생 복귀 현황을 별도로 취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의대학장단협의회도 개별 대학의 복귀현황을 교육부에 공유하지 않기로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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