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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제약사 작년 실적 줄줄이 하락에도
임원진은 수억~수십억 원 고액 연봉 여전
주가부양·주주환원책 없어 주주들 '분통'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경기악화와 의료공백으로 허리띠를 졸라맸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표에게는 여전히 고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과 함께 시가총액이 떨어졌는데도 경영진은 억대 급여를 가져가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4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GC녹십자 그룹 내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 지씨셀은 지난해 11월까지 근무했던 제임스 박 대표에게 16억 원에 가까운 보수를 지급했다. 작년 지씨쏄은 창사 이래 최대 영업손실(약 200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고 매출도 전년 대비 7%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급여 8억600만 원, 상여 3억800만 원(제한조건부주식 4,500만 주), 건강검진비 등 복리후생을 위한 기타 근로소득 4,000만 원에 퇴직금 4억3,900만 원까지 챙겼다. 그러곤 선임 2년 만에 롯데바이오로직스 신임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사이 주가는 4만 원대 후반에서 2만 원대 중반으로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특수를 지나 SK바이오사이언스도 2년째 적자 시기를 지나고 있는데, 안재용 사장과 김훈 대표에게 각각 기본급 7억 원, 6억 원씩 지급됐다. 김 대표는 상여금도 3억 원을 받았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 출신 샐리 최 본부장은 급여와 상여를 합쳐 사장보다 많은 8억7,000만 원을 받았으며, 지난해 인수한 IDT바이오로지카 공동대표로 자리를 옮기며 퇴직금도 1억800만 원 수령했다. 이 밖에 송기석, 이동수 부사장은 급여와 상여를 합해 각각 5억9,500만 원, 5억 6,300만 원을 받은 뒤 퇴직금도 각각 2억4,500만 원, 7,100만 원을 가져갔다.

마찬가지로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했던 엑세스바이오도 지난해 매출 67.6% 급락에 영업손실이 적자로 전환했다. 하지만 급여로 최영호 회장은 28억8,200만 원, 한의상 이사는 12억3,400만 원, 최보경 부사장은 5억5,800만 원을 받았다.

의정갈등 장기화로 병원 영업에 차질을 빚으며 실적이 악화한 제약사들도 경영진의 보수는 오히려 늘었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9%, 17.8% 줄었으나 이경하 회장의 보수는 2023년 8억4,900만 원에서 지난해 9억6,900만 원으로 되레 늘었다. 종근당은 '톱5' 제약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역성장하고 영업이익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나, 이장한 회장의 보수는 6억 원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김영주 대표도 전년(6억5,800만 원)보다 많은 7억1,000만 원을 챙겼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97.4% 줄어 간신히 적자를 면했는데, 이한구 회장은 전년보다 많은 8억 원의 보수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책이나 주가부양책을 내놓지 않아 주주들이 주주총회 때마다 이사보수 한도에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시기에 경영진이 회사를 위해 솔선수범하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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