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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끝이 보이는 강성 지지층과 협력
중원 전략 포기한 채 오른쪽 또 오른쪽
자유한국당 '황교안 모델' 역사적 경험
김기현(왼쪽부터)국민의힘 의원, 윤상현 의원,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나경원 의원이 지난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자유연대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김기현·나경원·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나란히 파이팅을 외치는 사진입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주재로 열린 ‘글로벌 체제전쟁, 대한민국은 어디로’ 토론회에 사진인데 낯설지가 않습니다. 한국사 강사인 전 씨가 국회에 온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지만 이미 보수 스피커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그의 모습을 고려하면 유별난 행보도 아닙니다. 그보다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현역 의원 3명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누구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을 끌어모으는 장본인들이기도 합니다.



오른쪽→오른쪽…중원을 비우다



이날 토론회 발언도 강경했습니다. 나 의원은 “(탄핵에 찬성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시위를 보면 민주노총 간첩단 수사기록에 있는 북한 지령문 구호
와 같다”고 주장했고, 윤 의원은 “우리의 주적은
좌파 사법부·부정부패 선관위·종북 카르텔
”이라고 했습니다. 이에 질세라 김 의원은 이날 SNS에서 윤 대통령 파면 요구 시국선언에 창원간첩단 사건 핵심 인물이 참여했다며 “
대통령 탄핵에 불순한 세력이 개입
해 있다는 국민적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강경한 발언에 강성 지지층은 더욱 결집하고 있고 환호하고 있습니다. 12.3비상계엄 이후 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불안해 보였던 보수층 결집에 성공한 것은 이처럼
강력한 당대표급 다선 의원들이 중심
을 잡아서일 겁니다.

실제로 2023년 3월 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전당대회에서 이들은 출마를 결심(나경원)하다 접었거나 출마 후 컷오프(윤상현) 되기도 했고, 어렵지 않겠냐는 세간의 평가를 뚫고 결국 당대표에 당선(김기현)됐습니다. 다시 말해 언제든지 당권을 쥐기 위해 뛰어들 당권 주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2020년 12월 25일 전광훈(오른쪽)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목사와 김문수 현 고용노동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2019 자유 대한민국 전국 연합 성탄축제’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는 한동훈 전 대표가 당권을 쥐었습니다.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한동훈 지도부가 붕괴했고 지난해 말 권혁세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 지도부가 시작됐습니다. 6개월 임기인 비대위는 연장될 수도 있지만 7월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현재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민의힘도 새 지도부를 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조기대선이 변수지만 큰 흐름에서 차기 당대표는 적어도 하반기에 선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헌 제28조에 따라 새 대표의 임기는 2년입니다. 2028년 23대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당 대표는 아니나 내년 지방선거는 진두지휘할 수 있습니다. 당대표 직을 거쳐 더 큰 정치적 체급에 도전할 길도 열릴 수 있습니다.



당권주자들의 선명성 경쟁…당권행보



지난 2029년 4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멈춤), 국민이 심판합니다'에서 당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눈치 채셨나요. 김기현, 나경원, 윤상현 의원들의 행보. 다시 말해 당권 도전입니다. 여당 내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들이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려다가도 반대했다가 또 이렇다할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여당 대선주자 1위인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들 당권 주자들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 입장이 분명하고 강력합니다. 그러다보니 김 장관이 대선 본선에 나설 경우 중도 확장이 가능하겠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한 지지층 결집이 탄핵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을 받쳐주는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이나 중원 확장에 의문이 든다는 식의 분석입니다.

2019년 11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서 전광훈 목사를 선지자라고 말하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JTBC 보도화면 캡처

윤상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주최 집회에 참석해 전광훈 목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런 까닭에 대선 출마를 고심중인 잠룡들은 강성 지지층과 중원 확장 사이에 고민이 있습니다. 반면 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은 선명성 경쟁이라도 하듯 더욱 강한 말들을 쏟아냅니다. 결국 강력한 지지층 결집을 통해 당권을 쥐겠다는 계산입니다. 이 같은 전략은 놀랍게도 황교안 전 대표와 빼닮았습니다. 8년 전인 2017년 황교안 당시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던 중에 직접 대권에 눈을 돌렸습니다. 하지만 약한 당내 지지기반에 대선도전을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딱 2년 만인 2019년 당권을 쥐게 됩니다. 비결은 태극기부대였다는 게 정치권의 지배적인 해석입니다.



대선 포기 후 2년 만에 당권 쥔 황교안



2019년 3월 20일 당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을 예방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황교안 당 대표 시절 원내대표는 나 의원입니다. 2019~2020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본격 돌입했는데 두 사람은 광화문 집회에 함께 하곤 했습니다. 바로 같은 시기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에 취임한 전광훈 목사가 태극기 부대와 함께 전국조직을 만들어 ‘문재인 하야 서명’을 받았습니다. 2019년 10월엔 전 목사의 광화문 집회에 황 전 대표가 의원들과 함께 참석하기까지 합니다. 김 장관, 윤 의원 등도 태극기를 쥐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대단한 결집이었습니다. 때마침 발생한 코로나19까지 2020년 4월 총선은 자유한국당 후신 미래통합당이 민주당보다 유리한 정치구도를 형성했습니다. 21대 총선 결과는 어땠을 까요. 더불어민주당 180석,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103석, 정의당 6석이었습니다. 황 전 대표는 선거 당일 15일 밤 자정을 15분 남겨두고 당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진부할 만큼 많이 인용된 역사학자 E.H.카의 말을 빌려봅니다.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

*여쏙야쏙은 여당과 야당의 ‘속’사정을 ‘쏙쏙’알기 쉽게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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