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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경비원으로 일하며 독학 공부
교수들은 수업 청강 지원, 학우들 응원
"투쟁하며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행복"
류정씨가 자신이 입사한 베이징의 한 로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대 제공


10년 동안 중국 명문대 베이징대에서 경비원으로 일한 청년이 사법시험 6수 끝에 변호사의 꿈을 이뤘다.

20일 중국 인민망, 펑파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올해 초 베이징대 경비원직을 그만두고 로펌에 입사한 류정씨와 학교와의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사립대를 졸업하고 베이징대 경비원으로 입사했다. 이후에는 베이징대 법학원(로스쿨)의 관리원으로 일했다.

베이징대의 면학 분위기를 지켜보면서 류씨는 2016년부터 변호사의 꿈을 키워갔다. 낮에는 경비원으로 일하고 틈틈이 중국 인민대에서 직장인 석사과정도 밟았다. 낮에는 베이징대 건물에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택배를 받는 와중에도 독학으로 시험을 준비하고, 밤에는 당직 근무를 서며 보안 순찰을 돌았다. 그렇게 6년 동안 매년 시험에 응시한 결과 2021년 시험에서 결국 합격했다.

베이징대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도 큰 보탬이 됐다. 베이징대 법대 교수들은 그에게 최신판 법률 교재를 선물하고 수업을 청강하도록 해줬으며, 학생들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또 그는 법학 전문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베이징대 교수의 추천으로 유명 로펌에도 취직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막 변호사로서 첫 걸음을 내딛은 류씨는 시지프스(신에게 반역한 죄로 영원히 산을 오르며 바위를 굴리는 운명을 가진 그리스 신화 속 인물)를 거론하며 이렇게 언론에 말했다.
"시지프스가 정상에 오르는 동안 벌이는 투쟁은 그 자체로 자신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그 자체로 시지프스는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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