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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매니저 김재현 주식운용1본부장으로 변경
전임자보다 성과 좋으면 미회수 옵션 있었지만
실패하면 1조원 회수… 모험 대신 안전 택한 셈

뉴스1/그래픽=정서희

이 기사는 2025년 3월 20일 16시 22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국민연금이 담당자가 바뀐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주식 위탁펀드에서 회수한 자금이 정확히 5000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 펀드를 운용하는 미래에셋운용 책임 매니저는 손동식 전 사장에서 김재현 주식운용1본부장으로 변경됐다. 책임 매니저가 바뀌면 국민연금은 규정에 따라 일임자산의 25%를 회수한다.

미래에셋운용이 국민연금에 전임자 때보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고 위탁자금을 돌려주지 않는 방법도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미래에셋은 그냥 25% 회수 옵션을 택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5000억원의 두 배인 1조원을 토해내야 해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에서 국민연금 국내주식 일임자산을 운용하는 책임 매니저는 올해 초 손동식 전 사장에서 김재현 본부장으로 변경됐다. 손 전 사장이 2023년 경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올해부터는 펀드 운용에서도 손을 떼고 고문으로 옮긴 까닭이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미래에셋운용의 국민연금 국내주식 위탁펀드 규모도 2조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국민연금이 책임 매니저가 변경되면 일임자산의 20~25%를 회수하는 내부 규정을 두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민연금과 논의해 위탁기금의 25%인 5000억원을 돌려줬다.

논의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다른 선택지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금 회수 없이 후임자인 김재현 본부장이 펀드를 운용하고, 1년 뒤 성적표를 보겠다는 것이다. 1년 후 수익률이 전임자(손 고문)의 최근 3년 수익률 평균을 웃돌면 그대로 가고, 밑돌면 그때 회수하는 조건이었다. 다만 전임자를 뛰어넘지 못했을 때 회수율은 25%가 아닌 50%였다.

자산운용사로선 토해내는 돈이 적을수록 좋지만, 모험을 택하기에는 여러모로 부담이 컸다. 우선 전임자인 손 고문의 최근 2~3년 국민연금 펀드 운용 수익률이 매우 높았다. 김 본부장 입장에선 커트라인이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국내 증시 여건이 1조원을 걸고 베팅할 만큼 녹록지 않다는 점도 미래에셋이 25% 회수에 합의한 배경으로 꼽힌다.

미래에셋그룹 창업 공신 중 한 명인 손 고문은 현역 시절 뛰어난 운용 성과로 국민연금이 미래에셋운용에 맡기는 자금을 3000억원에서 2조원까지 불린 인물이다.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인 ‘박현주펀드(미래에셋 박현주 자산배분 1호펀드)’를 운용했다. 주식운용팀장과 본부장, 투자책임자(CIO), 부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주식운용부문 대표를 맡았다.

손 고문으로부터 국민연금 펀드를 넘겨받은 김재현 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11월부터 미래에셋운용 주식운용부문에서 근무 중이다. 2018년 ‘올해의 펀드 매니저’를 수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 본부장에 대해 “손동식 고문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면서 헬스케어·퇴직연금 펀드를 운용한 실력자”라며 “성장 종목 발굴 능력이 우수한 걸로 정평이 나 있다”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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