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정유연(개명 전 정유라)씨가 2022년 5월 오후 경기 수원 팔달구 지동시장에서 열린 당시 강용석 무소속 경기도지사 후보의 6.1지방선거 출정식에서 찬조 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연(개명 전 정유라)씨가 지인에게 약 7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과정에서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물이었던 ‘태블릿PC’를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넘긴 것으로 20일 파악됐다.

남양주남부경찰서는 지난 13일 정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정씨는 2022년 11월~2023년 9월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약 6억 9800만원을 빌리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체납된 세금을 내기 위한 돈과 어머니 최씨의 변호사 선임비, 병원비가 필요하다”며 “모친이 주변인들로부터 받을 돈이 많은데 사면되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또 “(최씨를 풀려나게 할) 로비 자금을 만들지 못하면 기존 채무를 변제할 수 없다”거나 “최씨 척추 수술 등에 병원비가 필요하다”며 추가로 돈을 빌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물이었던 모친의 태블릿PC를 채권자들에게 담보로 넘겼다고 한다. 이 태블릿PC는 지난해 1월까지 검찰이 보관하고 있었다. 지난 2022년 최씨가 검찰을 상대로 태블릿 반환 소송을 냈고, 이듬해 12월28일 대법원은 ‘압수물 소유자인 최씨에게 태블릿PC를 돌려주라’고 판결한 1·2심을 확정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최씨 대신에 딸인 정씨가 태블릿PC를 수령했다.

지난해 채권자가 정유연씨의 모친 최서원씨로부터 받은 서신. 채권자 제공

채권자들에 따르면 정씨는 태블릿PC를 건네며 “모친인 최씨가 5억 원 정도에 넘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 들은 최씨는 “전혀 알 수 없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채권자들에게 친필 서신을 보냈다. 최씨는 편지에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2년 동안 소송을 해서 받은 이 나라의 중요한 증거물”이라며 “장물이나 채권으로 넘겨질 수 있는 게 아니다”고 썼다. 최씨 변호인 권영광 변호사는 “최씨는 태블릿PC가 담보물이 된 사실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계속되는 경찰의 피고소인 소환에도 한 번만 응했다고 한다. 경찰 수사 초반에 변호를 맡았던 변호사는 “정씨가 전에도 채권자에게 돈을 수시로 빌리고 갚는 등 금전적인 (변제) 내역이 상당히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씨가 명확하게 상대를 속여 돈을 빌려간 것인가에 대해선 법리적인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변호사는 사임한 상태다.

중앙일보는 태블릿PC를 담보로 넘긴 것과 관련해 정씨 측에 수차례 연락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다만,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한 사실과 관련해 현재 정씨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개인 채무 관계에 대해 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899 [단독] 인권위, 사이버 인권교육서 ‘차별금지의 이해’ 과목 폐기 랭크뉴스 2025.03.21
46898 ‘중국 단체 관광객’에 무비자 한시 허용…관광객 늘어날까?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3.21
46897 尹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는 언제…빨라도 다음주 중후반 전망 랭크뉴스 2025.03.21
46896 트럼프, ‘교육부 해체’ 서명… “장학금 등 기능은 존치” 랭크뉴스 2025.03.21
46895 트럼프 “우크라와 곧 광물협정 서명”…휴전 협상 실마리? 랭크뉴스 2025.03.21
46894 뉴욕증시, 상호관세 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3대 지수 하락 랭크뉴스 2025.03.21
46893 김성훈 ‘체포 방해 윤석열 무관, 전 경호처장 지시’ 떠넘겨 랭크뉴스 2025.03.21
46892 [김정하의 시시각각] 윤 탄핵 선고 지연이 말해주는 것들 랭크뉴스 2025.03.21
46891 ‘윤석열 체포방해’ 김성훈·이광우 오늘 구속영장 심사 랭크뉴스 2025.03.21
46890 감사보고서 제출 임박… 결산 시즌 ‘상장폐지 주의보’ 랭크뉴스 2025.03.21
46889 “비용 줄여라”… SK 계열사, 비싼 그랑서울서 방 뺄 준비 랭크뉴스 2025.03.21
46888 [속보]2분기 전기요금 동결…연료비조정단가 ㎾h당 ‘5원’ 유지 랭크뉴스 2025.03.21
46887 ‘저녁 혼밥’ 많은 한국인…“행복 지수 하락 원인?” [잇슈 키워드] 랭크뉴스 2025.03.21
46886 ‘냄새나는 노숙인 발에 핸드크림 발라 준 천사 찾습니다’ [아살세] 랭크뉴스 2025.03.21
46885 국민 70%가 원하는 ‘추경’, ‘윤석열 탄핵’ 지연에 ‘공전’ 랭크뉴스 2025.03.21
46884 트럼프 '교육부 폐지 추진' 행정명령…의회 통과는 어려울 듯 랭크뉴스 2025.03.21
46883 한동훈 국민연금 개혁안 반대 "청년 부담으로 기성세대만 이득 봐" 랭크뉴스 2025.03.21
46882 "바다뷰 전세가 2000만원"…A급매물 된 부산 '빈집'의 변신 [르포] 랭크뉴스 2025.03.21
46881 윤성빈, '캥거루족' 비판 논란 사과 랭크뉴스 2025.03.21
46880 “소상공인 인사 추가 두고 충돌”…대중기협력재단·중기부, 이사회 구성 갈등 랭크뉴스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