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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기업대출 비중 70% 넘어
작년 PF 잔액은 46조로 은행 수준
“서민지원 취지 퇴색···구조조정을”

[서울경제]

서울 서대문구의 가재울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말 현재 기업대출 잔액이 1194억 3800만 원에 달한다. 반면 가계대출은 379억 700만 원에 불과하다. 비중으로 따지면 기업대출이 약 75%, 가계가 24%가량 된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지원도 의미가 있지만 금융협동조합으로서의 소액 신용대출 규모가 크게 적은 것이다.

모든 새마을금고가 이런 것은 아니다. 다만 상당수 새마을금고가 가계대출보다 손쉬운 기업대출을 크게 늘리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토지담보대출 같은 상호협동조합의 취지와 걸맞지 않은 대출에 손을 대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지난해 말 현재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잔액은 무려 46조 1000억 원으로 보험사(38조 2000억 원)와 증권(31조 3000억 원)을 웃돈다. 상호금융권의 PF는 시중은행(48조 7000억 원)과 엇비슷하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41%로 저축은행(27.27%)과 함께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신용협동조합도 크게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협동조합의 기본 취지가 퇴색하고 지역 경기가 나빠지다 보니 수도권, 부동산 대출 중심으로 자산운용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단위조합의 실적이 크게 바뀐다. 이달 초 서울경제신문이 전국 416개 신협 조합의 경영 공시를 분석한 결과 최소 116곳이 적자를 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신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스스로도 조합으로의 성격보다 돈을 버는 데 치중하고 있다”며 “금융 환경이 달라진 만큼 상호금융권을 앞으로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큰 그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형곤 서민금융선진화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상호금융권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21일 “전국 1200개가 넘는 단위 새마을금고만 해도 행정구역 단위인 243개로 통폐합돼야 한다”며 “외부 금융기관을 거친 금융 전문인력에게 금고 이사장을 맡길 수 있도록 해 인적 쇄신과 조직 건전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호금융권 이사장들의 전문성 제고도 절실하다. 조 대표는 “(지금의 부실은) 시중은행을 거친 지점장급 인사들은 부실의 심각성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금융 전문성이 부족한 금고 이사장 및 경영진들이 수익을 위해 무리하게 PF 대출을 취급한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금융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농업협동조합은 상황이 약간 다를 수 있지만 새마을금고 전국 동시선거의 투표율이 25%가 나온 것을 보면 금융협동조합의 존재 이유 자체가 크게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서민들에 대한 신용대출 지원이라는 역할 자체가 퇴색하고 있는 만큼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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