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김성훈, 尹뿐 아니라 김 여사 메시지도 캡처해
경찰 압수수색서 확보... 구속영장 신청서 첨부
"수단 가리지 않고 尹 체포영장 막겠다는 의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오른쪽) 여사가 2023년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호놀룰루=왕태석 선임기자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윤석열 대통령뿐 아니라 김건희 여사에게도 "압수영장이니 체포영장이니 다 막겠다"는 메시지를 텔레그램을 통해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 차장의 휴대폰을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와 주고받은 '캡처 메시지'를 발견하고, 이 메시지를 구속영장 신청서에 첨부했다.

2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서부지검에 제출된 김성훈 차장의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으며, 검찰은 경찰에 제출한 증거들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나눈 대화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대화 캡처본에는 김 여사가 "V(윤 대통령 지칭)가 염려한다"
"특검법 때문에 영장 집행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있다"고 보내자, 김 차장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압수영장이니 체포영장이니 다 막겠습니다"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지난해 12월 9일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을 배제하는 조항을 포함한 '내란특검법'을 발의하고 이틀 만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압수수색이 들어올 것을 염려해 나눈 대화로 해석된다. 두 조항은 군사상·공무상 비밀이 있을 경우 해당 기관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간 대통령경호처는 이 조항들을 근거로 대통령 관저와 안가 등에 대한 수사기관의 압수수색을 막았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월 31일 내란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난 가운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는 윤 대통령의 곁에서 김성훈 경호차장이 밀착 경호를 하고 있다. 뉴스1


이 메시지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본부장)이 2월 3일 김 차장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휴대폰 4대(일반폰 3대, 비화폰 1대)를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김 차장이 캡처해둔 대화에는 지난 1월 7일 윤 대통령과 나눈 메시지도 있었다. 그는 1차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이후인 1월 7일 윤 대통령에게 암호화된 메신저인 '시그널'로 "대통령께서 전략을 세우시고 준비하시는 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저희 경호처가 철통같이 막아내겠다"고 보냈다. 윤 대통령은 이에 "흔들림 없이 단결. 국군 통수권자의 안전만 생각한다. 일관된 임무 하나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차장은 그러자 "말씀하신 그 내용 다시 한번 직원들에게 주지시키고 흔들림 없이 주어진 숭고한 임무 수행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때는 경호처 수장인 박종준 처장이 사임(1월 10일)하기 전이다.

해당 메시지들은 경호처 실세였던 김 차장이 윤 대통령뿐 아니라 김 여사와도 긴밀하게 소통했고, 대통령 부부와 김 차장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장 집행을 막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윤 대통령은 경찰의 1차 체포영장 집행(1월 3일)이 실패한 뒤인 1월 10일 경호처 부장단 오찬에서도 총기 사용 검토를 언급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체포된 후 경호처 가족경호부 데스크(사무실)에 찾아가 체포영장 집행 당시 경호관들이 영장 집행을 막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경호처에 실망했다. 총 그런 데 쓰라고 놔뒀는데, 총 안 쏘고 뭐했느냐"고 경호관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서울서부지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신청서 범죄사실에는 윤 대통령 역시 '피의자'로 적시됐다.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대통령실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 통신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특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1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다.

연관기사
• 尹 체포되자 분노한 김건희 "경호처 실망... 총 안 쏘고 뭐했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31919370002562)• "충성" "단결" 尹 대화 캡처해둔 김성훈 경호처 차장...경찰에 딱 걸렸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517180002616)• "尹 체포영장 막으면 문제" 경호처 내부 문건에도 영장 기각한 검찰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22118200004840)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069 유력 야권주자 전격 체포‥'현대판 술탄'의 장기집권 공작? [World Now] 랭크뉴스 2025.03.21
47068 차 들이받고 달아났는데…그 차 또 들이받은 만취 운전자,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3.21
47067 정부 “한·미, 민감국가 문제 조속히 해결 합의” 랭크뉴스 2025.03.21
47066 [속보] 권성동 "이재명, 국정파괴 테러리즘 접어들어" 랭크뉴스 2025.03.21
47065 尹 선고 전 마지막 주말 집회?... 찬반 진영 수십만명 총결집 예고 랭크뉴스 2025.03.21
47064 김수현 측, 김새론 유족 고발… “노출 사진에 성적 수치심” 랭크뉴스 2025.03.21
47063 공수처, 대검찰청 압수수색‥이정섭 검사 비밀누설 혐의 랭크뉴스 2025.03.21
47062 권성동 “민주, 기어이 崔 대행 탄핵안 발의… 나라 절단 내겠다는 것” 랭크뉴스 2025.03.21
47061 "제주 항공권 가장 싼 날은…" 한은 직원이 알려준 '최저가 꿀팁' 랭크뉴스 2025.03.21
47060 법원, 의대 교수협이 낸 '의대 증원 취소 소송' 각하 랭크뉴스 2025.03.21
47059 총수일가 지분 사주더니 사상 최대 유증한 한화에어로(종합) 랭크뉴스 2025.03.21
47058 [속보] 권성동, 야5당 최상목 대행 탄핵안 “국정파괴 테러리즘, 감정적 보복” 랭크뉴스 2025.03.21
47057 野, 崔대행 탄핵안 제출…"마은혁 임명 안해 헌법질서 능멸" 랭크뉴스 2025.03.21
47056 검찰, ‘명태균 게이트’ 연루 의혹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소환 랭크뉴스 2025.03.21
47055 영업손실 최대인데 16억원 챙겨 이직한 대표... 주주 원성 사는 제약사들 랭크뉴스 2025.03.21
47054 뉴진스 멤버들이 졌다…법원 "독자 활동 금지" 가처분 인용 랭크뉴스 2025.03.21
47053 서울대병원 전공의들 "4인 교수, 정책 바로 잡으려는 우리 노력 방해" 비난 랭크뉴스 2025.03.21
47052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MBC 사회적 흉기로 전락…권태선 자진 사퇴해야” 랭크뉴스 2025.03.21
47051 [속보] 공수처, ‘이정섭 검사 비밀누설 혐의’ 관련 대검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5.03.21
47050 법원 “뉴진스는 어도어 소속... 독립 활동은 안 된다” 결정 랭크뉴스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