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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염두에 둔 민주당
소득대체율 등 한발 물러서
국힘도 재정 해결 시급 판단
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연금 개혁안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회가 18년 만에 국민연금 모수개혁안에 합의해 20일 본회의에서 법안을 처리한 데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불안정한 정치 상황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돼 대통령실이 관여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은 조기 대선과 정권 교체를 바라보고 있어 합의 공간이 열렸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 과정은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지도부가 주도했다. 정부가 빠진 여야협의체에서 지난 14일 접점을 찾았고, 이후 세부사항에 추가 합의했다. 정부가 난감해하는 부분은 여야가 다시 조율하고, 정부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다.

정치권에선 탄핵소추로 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되면서 대통령실이 여야 이견 조율 과정에 빠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윤 대통령은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바꾸는 모수개혁뿐 아니라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등 다른 연금과 함께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 지난해 5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번 통과 안과 같은 ‘소득대체율 43%’를 제안했을 때도 정부·여당은 구조개혁 필요성을 들어 거부했다. 이번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입김이 사라지면서 모수개혁에 우선 합의하는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전에도 여야 간 합의에 가까웠는데 합의가 안 되다가 대통령이라는 ‘빅브러더’가 없으니까 합의가 됐다”며 “딱 한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열리면 정권 교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 때문에 원래 주장했던 소득대체율(44~45%)보다 낮아도 지금 모수개혁에 합의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집권 후 민주당이 모수개혁을 이끌면 청년층에서 대통령·여당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 국회의장은 이날 연금개혁 합의문을 작성하며 “정말 긴장이 높고 갈등이 깊은 시기에 국민의 삶을 중심으로 여야가 머리를 맞댄 소중한 과정이었고 역사에도 크게 기록될 만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여야는 이번 개혁안 처리를 높게 평가하면서도 지지층을 달래는 메시지를 냈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지속 가능한 국민연금을 위한 역사적 전환점”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소수당 한계 때문에 소득대체율에서 우리 안(42%)을 관철시킬 수 없었다”며 “청년세대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은 (연금개혁의) 시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봤다”며 “연금 크레디트 확대가 요구보다 덜 반영되어 아쉽긴 하지만, 그것을 향후 과제로 두더라도 되도록 합의하자는 정무적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로 낸 공지에서 “국회가 늦었지만 연금개혁의 첫 단추를 끼워준 것에 대해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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