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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취약계층 60세 남성
집주인 신고 고독사 발견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 빌라 반지하에 살다 숨진 지 수개월 뒤 발견된 A씨의 우편함에 고지서가 가득 담겨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근처 한 빌라 반지하 집에 살던 남성 A씨(60)가 세상을 떠난 지 수개월이 지나 발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9일 오후 3시쯤 A씨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19일 오후 2시46분쯤 ‘전기요금을 몇달째 내지 않는 세입자가 연락도 안 된다’는 집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문을 개방했다.

A씨는 번화가인 가로수길과 약 200m 떨어진 곳에 살았다. 같은 빌라 옆집의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원, 월세가 60만원 정도다.

A씨 집 우편함에는 신용정보고지서, 건강보험료 고지서 등 우편물 10여개가 쌓여 있었다. 집 안에는 소주병, 담뱃갑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웃들은 ‘A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웃 90대 여성 B씨는 “누가 살았는지도 모르고 얼굴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신사동주민센터는 지난해 6월 반지하·옥탑방에 거주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름 주거취약계층 기획조사’를 하던 중 A씨 집으로 ‘주거 취약계층이니 지원이 가능하다’는 안내 우편을 보냈다. 지난해 8월 방문도 했지만 A씨는 집에 없었다. 12월에도 재차 안내를 보냈다.

A씨는 지난해 말 긴급복지지원 신청이 가능한지 확인하러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주민센터는 예산 소진으로 A씨를 지원하지 못했다.

주민센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기준 6개월 이상 무직 상태였다.

긴급복지지원은 생계유지가 곤란한 저소득 가구에 생계·의료·주거 지원을 일시적으로 신속하게 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A씨가 마지막으로 주민센터를 찾은 것은 지난 1월15일이다. 주민센터에서는 ‘5일 뒤 다시 오시라’고 안내했지만 A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분석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이 부패해 있어 수개월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타살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 뒤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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