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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미국 민간 우주선 블루고스트가 촬영
일몰의 모습 담은 최초의 고화질 사진
미국의 민간 달 착륙선이 16일 촬영한 일몰 사진.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난 16일 임무를 종료한 미국의 민간 달 착륙선 블루고스트가 지구에 보내온 마지막 선물은 달의 일몰 사진이었다.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와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18일(현지시각)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블루고스트 착륙선이 임무 종료 직전에 찍은 고화질 컬러 일몰 사진 여러장을 공개했다. 촬영 장소는 달 앞면 북동쪽 사분면에 있는 대형 충돌분지 ‘마레 크리시움’(위기의 바다)이다.

나사 탐사 및 과학부문 부국장보 조엘 케언스는 “이 사진은 해가 달 지평선에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담은 최초의 고화질 사진”이라고 말했다.

서쪽 하늘에서 지는 해 위로 지구와 금성이 반짝이고 있고, 태양이 반쯤 지고 있을 때 달의 지평선을 따라 빛이 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주위로는 녹색 후광이 나타났다.

달에서 일몰이 시작되는 순간. 녹색 후광이 뚜렷하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지는 해 위로 지구와 금성이 보인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달 먼지가 떠오르면서 일어나는 현상?

나사는 이 사진이 ‘달 지평선 빛’이라고 알려진 현상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달 지평선 빛’이란 1972년 달에 착륙한 아폴로 17호 우주비행사 유진 서난이 처음 목격한 것으로, 과학자들은 달의 얇은 대기에 있는 작은 먼지 입자가 일출과 일몰 때 햇빛이 퍼지듯 태양 주위에서 밝게 빛나는 현상으로 본다. 일부에선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전하를 띠게 된 달 먼지가 공중으로 떠오르면서 일어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컨스는 “사진도 아름답지만 과학적으로도 흥미로운 사진”이라며 “앞으로 이 사진에 대한 물리적, 광학적 분석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어플라이는 블루고스트가 영하 170도가 넘는 달의 혹독한 밤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지는 않았지만 밤이 끝나는 4월 초에 블루고스트가 다시 깨어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가 거의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면서 달에 땅거미가 지고 있다.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 제공

3m 목표로 했던 드릴은 1m에서 멈춰

파이어플라이는 또 탑재된 10개의 장비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해 임무를 수행했지만, 땅속 3m 깊이까지 탐사하는 것을 목표로 했던 드릴은 1m에 그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파이어플라이는 앞으로 두 번 더 탐사선을 보내기로 나사와 계약을 맺었다. 두번째 우주선은 2026년 달 뒷면에, 2028년엔 달 앞면에 보낼 계획이다.

달 착륙에 성공한 두번째 민간 우주선인 블루고스트는 지난 2일부터 16일까지 14일(총 346시간) 동안 탐사 활동을 했다. 그동안 지구로 전송한 데이터는 51GB의 과학 데이터를 포함해 119GB가 넘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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