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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7% 배당 수익 내세운 兆 단위 ‘대어’ 리츠로 주목
해외 기관 반응 ‘시큰둥’… 결국 상장 철회
업황 전망 밝지 않고, 비우량자산 떠넘기기 논란도
“상장했다면 MBK 투자금 회수 위해 개인 피해 불가피”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진동 MBK파트너스 앞에서 열린 'MBK 김병주 회장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ABSTB) 원금반환촉구 기자회견'에서 MBK의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이 기사는 2025년 3월 19일 16시 1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밟으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선 지난 2018년 MBK파트너스가 차입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했던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상장 좌초가 다행이었다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

홈플러스 점포를 편입할 예정이었던 홈플러스 리츠는 상장 추진 당시 조(兆) 단위 ‘대어’로 기대를 모았으나 주요 타깃이었던 해외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흥행에 실패,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당시 홈플러스 리츠는 홈플러스 매장 51곳을 기초 자산으로 해 연 7% 안팎의 배당수익률을 목표로 했다. 총자산 규모는 4조원대로 역대 최대였고, 정부까지도 힘을 실어줘 상장은 무난하게 성공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MBK는 희망 공모가 밴드(4530원~5000원)를 기준으로 1조5000억원에서 최대 1조7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홈플러스 리츠자산관리회사(AMC)인 한국리테일투자운용은 2주간의 수요 예측 기간 200여곳의 해외 기관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로드쇼(순회 설명회) 미팅을 진행했지만, 희망 가격을 써낸 곳이 많지 않았다. 신청 수량이 조달 계획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고, 제시한 가격대도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을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2019년 홈플러스 리츠는 상장을 전면 철회했다.

업계에선 최근의 홈플러스 사태를 돌아보면 당시 리츠 상장이 불발된 것이 투자자들에겐 다행스러운 면이 있다고 분석한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자산 유동화 전략으로 리츠를 고려했었다.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 금융으로 조달한 4조3000억원 중 상환하지 못한 2조원대 잔금을 내기 위해서다.

임일순 당시 홈플러스 대표이사 사장이 2019년 2월 27일 개최한 홈플러스 리츠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리테일투자운용 제공

당시에도 홈플러스 리츠의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은 많았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계약상 연간 2.5%의 임대료 상승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 리츠 중 덩치가 가장 커 글로벌 리츠 펀드에 편입되거나, 코스피200 입성에 따른 외국인 순매수가 활발할 것이라는 점도 세일즈 포인트로 내밀었다.

하지만 만약 상장했다면, 2022년 레고랜드 사태를 비롯한 금리 급등기를 버텨내지 못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리테일 리츠들도 추풍낙엽인 상황에서 빚 부담이 훨씬 큰 홈플러스 리츠는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홈플러스 리츠와 사업 구조가 가장 비슷한 롯데리츠와 이리츠코크렙은 2019년 당시 6000원, 7000원대였으나 현재 3000원, 4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당시 해외 기관 투자자들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유통산업의 구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된다는 점이었다. 또 랜드마크 점포 상당 부분이 빠졌고, 실적이 좋지 않은 점포를 10여곳 포함하면서 ‘비우량자산 떠넘기기’ 논란이 생긴 점도 부정적으로 인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리츠가 상장에 성공했으면 MBK 입장에서야 이자 비용 등 부담이 크게 줄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사태가 지금보다는 늦게 터졌을 것”이라면서 “대신 다른 대기업 리츠의 문제점처럼 증자와 비우량 점포 자산 편입을 반복해 주가가 하락하고, 리츠 투자자들의 손해가 막심했을 것”이라고 했다.

다시 2019년으로 돌아 가면 MBK는 같은 해 하반기 인수 금융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으로 2조원대 자금을 조달한다. 리츠 상장을 통해 갚으려던 대출을 사실상 모두 연장한 셈이다. MBK는 이 과정에서 홈플러스가 소유한 6조원 규모의 대형마트 78개 부지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후 MBK는 홈플러스 점포 매각과 이후 재임차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 등으로 투자 자금을 회수해 왔다.

홈플러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2021년(1335억원) 이후 2022년(2602억원), 2023년(1994억원)까지 영업손실을 냈다. MBK 인수 당시 142개였던 홈플러스 점포 수(2015년 9월 기준)는 현재 126개로 16개 감소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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