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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부터)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브리핑을 마친 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서울시와 정부는 이날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아파트 전체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뉴스1]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 내 모든 아파트 단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지정된다. 오는 24일부터 9월까지 6개월간이다. 이들 지역에 있는 2200여 개 단지(110.65㎢), 약 40만 가구의 갭투자가 금지된다.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할 수 없고, 2년간 실거주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13일 토허구역에서 제외했던 잠실·삼성·대치·청담동 아파트를 5주 만에 재지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하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토허구역으로 구 전체를 지정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정부 때 아파트값이 폭등할 때도 동(同) 단위나 주요 정비사업 구역 위주로 토허구역을 지정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서울 내 토허구역은 163.96㎢, 서울시 면적의 27%에 달하게 됐다. 지금껏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던 서초구 반포동, 용산구 한남동 아파트도 토허구역으로 묶였다.

토허구역의 대폭 확대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오세훈이 쏘아 올린 공’(오쏘공)의 역풍을 제대로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13일 국제교류복합지구(GBC) 인근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의 아파트 단지 중 재건축 단지 14곳을 제외하고 291곳을 토허구역에서 해제했다. 서울시가 올해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규제혁신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해제 시기가 부적절했다.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을 풀고 금리도 낮추는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금융당국과 협의 없이 새 학기 이사철을 앞두고 규제 해제를 전격 결정했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래량이 급감하고, 가격도 안정 추세라 규제 철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보다 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0.29% 하락했던 실거래가지수가 1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이렇게 주택시장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와중에 오세훈 시장은 지난 1월 14일 개최한 ‘규제 풀어 민생 살리기 대토론회’에서 한 시민(공인중개사)의 토허구역 해제 요청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한 달 뒤 실행에 옮겼다. 시장에 파급력이 큰 정책을 펼치면서 한 달 전부터 예고한 셈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마포·성동 등 인근까지 확대 가능성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요 부동산 정책을 발표할 때 당일까지 엠바고를 거는 것과 달리 서울시가 너무 안이하게 접근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금리 인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등과 맞물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는 집값 상승의 불쏘시개가 됐다.

지난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토허구역 해제 한 달 만에 ‘잠·삼·대·청’ 일대 아파트 거래량이 72% 늘어나고, 평균 매매가도 27억2000만원에서 28억2000만원으로 3.7%(1억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대치동 주요 단지의 경우 실거래가가 최대 7억원가량 급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한 곳도 있다. 또 강남 3구 갭투자 비율도 지난 1월 35.2%에서 2월 43.6%로 대폭 늘었다.

이날 브리핑에서 토허구역 확대 지정과 관련해 오세훈 시장은 “조기에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진화하지 않으면 이상 거래가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6개월 뒤 토허구역 연장 여부를 판단하다는 방침이다. 향후 시장 과열이 지속하면 인근 지역까지 토허구역을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또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강남 3구와 용산구 외 지역에도 추가 지정 여부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규제 지역으로 지정되면 대출 및 청약 규제가 강화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중과된다.

또 투기 수요와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합동 점검반을 가동할 계획이다.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금융·가계 대출 관리도 강화할 예정이다. 편법 대출, 허위 신고 등을 기획 조사하고 자금출처 수시 조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면서 국민이 주거 안정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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