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2년 2월24일 러에 생포 후 679일간 포로 생활
"러, 100년전과 같은 방식으로 죄수 학대…러 국가 부르게 해"


러시아 감옥서 포로 생활한 우크라이나 군인 블라디슬라프 자도린 씨
['가짜 타도'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 생포됐다가 풀려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지옥 같은 세상이었다"며 러시아 감옥에서 겪은 일을 증언했다.

프랑스 지역을 돌며 수감 생활을 증언하고 있는 블라디슬라프 자도린(25) 씨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디종 지역 일간지 르비앵퓌블리크와 인터뷰에서 679일간의 포로 생활을 들려줬다.

그는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를 침공했을 때 흑해의 작은 섬인 '뱀섬'(우크라이나명 즈미니섬)을 방어하다가 러시아에 생포됐다. 이후 7개의 다른 구금 시설로 이송되며 2년 가까운 수감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1월3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규모 포로 교환을 하면서 풀려나게 됐다.

자도린 씨는 출소 14개월이 된 지금도 여전히 "꿈에서 전쟁을 보고, 감옥 소리를 듣는다"며 수감 생활 도중 말 못 할 폭행과 고문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교도관의 폭행으로 자신의 피부색이 "파란색에서 녹색으로, 녹색에서 빨간색으로" 변했다며, 때로는 "그들이 수의학 도구로 몸의 모든 부위에 전기 충격을 가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이제 나는 불에 탄 사람의 살냄새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손톱 밑 바늘", "몽둥이 구타", "성폭력"을 그들의 고문 방식으로 언급하며 많은 수감자의 성기가 절단됐다고 주장했다.

자도린 씨는 감옥에서의 굶주림도 회상했다.

그는 "우리는 종종 모래가 묻은 빵 한조각만 먹었다"며 "우리는 화장지, 비누, 쥐를 먹는 법을 배웠다"고 증언했다. 이 때문에 구금되기 전 120㎏의 육중한 체격이었던 그는 석방될 당시 몸무게가 절반으로 줄어있었다.

자도린 씨는 "러시아는 중세에 머물러 있으며, 100년 전과 똑같은 방법으로 죄수들을 학대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우크라이나 포로들을 더 힘들게 한 건 심리적 폭력이었다.

그는 "우리는 완전히 잘못된 정보를 받았다. 그들은 우크라이나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이미 점령됐으며, 러시아 땅이 됐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아침에 일어나면 러시아 국가를 불러야 했다. 교도관이 우리가 부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녁까지 계속 불러야 했다"며 "우리는 러시아 역사를 읽어야 했고, 하루 종일 러시아 라디오를 들었다. 그들은 우리를 러시아화하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자도린 씨는 수감 생활 중 두 차례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는 "출소 후에는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행복도 슬픔도 아무것도 없었다"며 "부모님이 다가오셔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러시아에서의 포로 생활은 그에게 엄청난 후유증을 남겼다.

두부 외상이나 담낭 수술, 양쪽 엄지발가락 절단 같은 물리적 후유증은 물론이거니와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는 "지난달 부모님이 내가 자는 동안 러시아 국가를 부르는 것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자도린 씨는 상처를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겪은 일을 털어놓기로 했다.

그는 러시아의 허위 정보 선전에 맞서 싸우는 단체 '가짜 타도'(Break the Fake)의 요청으로 15일 디종에 이어 17일엔 툴루즈, 18일엔 그르노블에서 강연을 이어간다.

그는 "내 목표는 그곳에 있는 친구들을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프랑스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571 법원, 법관기피 각하결정 이재명에 6차례 발송…한달째 미수령 랭크뉴스 2025.03.20
46570 野 백혜련 계란 테러에 칼뺀 경찰…최상목 "철저히 수사하라" 랭크뉴스 2025.03.20
46569 민주 “최상목 탄핵 절차 개시…마은혁 불임명 위헌” 랭크뉴스 2025.03.20
46568 ‘의대 편입학’까지 현실화?…“이공계 유출 더 심각해질 것”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20
46567 만취 교수에 고려대 발칵…강의 중 욕설에 집단 항의, 무슨 일 랭크뉴스 2025.03.20
46566 이재명, 삼성 이재용 만나 “기업이 잘 돼야 나라가 잘 되고”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20
46565 이재용 만난 이재명 "삼성이 잘 살아야 투자자도 잘 살아" 랭크뉴스 2025.03.20
46564 "4개국 스쿼드에 한국 동참 추진 중"... 러브콜 보내는 필리핀 랭크뉴스 2025.03.20
46563 “쿠팡, 알리 비켜” 테무 김포에 물류센터 확보...물류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랭크뉴스 2025.03.20
46562 [속보]여야, 18년 만에 국민연금개혁 합의···오늘 본회의 처리 랭크뉴스 2025.03.20
46561 "이번엔 일본 안가요”…엔화 강세, 여행 트렌드 바꾸나 랭크뉴스 2025.03.20
46560 “이재명 쏘고 죽겠다는 김건희, 왕조시대면 사약받을 일” 랭크뉴스 2025.03.20
46559 민주당, ‘마은혁 임명 거부’ 최상목 탄핵 추진···“절차와 시기는 더 논의” 랭크뉴스 2025.03.20
46558 민주당 "최상목 탄핵 절차 개시… 구체적 절차·시기는 좀 더 논의해야" 랭크뉴스 2025.03.20
46557 "두유 노 루이비통? 장인이 만들었어" 믿었는데…짝퉁으로 관광객 노린 일당 입건 랭크뉴스 2025.03.20
46556 [단독] "中은 폄하 아닌 경계 대상"…LG전자 사장, 中최대 가전쇼 찾았다 랭크뉴스 2025.03.20
46555 [속보] 대법 “특수강간 미수라도 치상이면 중벌 정당하다” 랭크뉴스 2025.03.20
46554 검찰, 음주운전·불법 숙박업 혐의 문다혜 징역 1년 구형 랭크뉴스 2025.03.20
46553 무상급식이어 ‘오쏘공’까지...대선주자 오세훈 2번 자책골 랭크뉴스 2025.03.20
46552 [속보]이재명·이재용 만난 날…삼성전자 장중 6만 원 돌파 랭크뉴스 2025.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