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차오신 인스타그램 캡처
관광차 한국을 찾은 대만 여배우가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가한 후기를 전했다가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탄핵 반대 측 한국인들로부터 비난 댓글이 쇄도한 것인데, 해당 여배우는 “한국인들의 사이버 폭력이 심각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6일 대만 여배우 황차오신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한국 관광 중 탄핵 찬성 집회를 목격한 후기를 전했다.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나눠준 떡볶이와 핫도그, 추러스 등을 들고 즐거워하는 사진도 올렸다.
황차오신은 “한국 민주주의 집회 현장의 첫 근접 통과”라며 “깜짝 놀랐다. 대형 야유회나 다름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에는 푸드트럭이 많이 있었고 먹을 것과 마실 것, 무엇이든 다 있었다. 전부 무료라 놀랐다. 내가 외국인인 걸 알면서도 다정하게 ‘많이 먹으라’고 해줬다”고 전했다.
이어 “서로가 하나가 돼 응원하는 것 같았다”며 “자발적으로 쓰레기도 수거하고 한국인의 단합이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황차오신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글 게시 후 일부 한국, 대만 누리꾼 사이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대만 누리꾼들은 정치적으로 엄중한 사안과 관련한 집회를 ‘야유회’라고 표현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황차오신의 SNS에는 “남의 나라의 집회를 야유회를 말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부끄러운 일이다”, “부적절한 발언이다” 등 대만 누리꾼의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한국 누리꾼들도 비난 댓글을 남겼다. 탄핵 반대 측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이 자가 참여한 시위는 중공, 공비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주도하는 시위다", “너희(대만인)도 중국에 먹히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도 모자랄 판에 남의 나라에 와서 중국이 지지하는 집회에 참석하냐” 등의 주장을 폈다.
그동안 탄핵에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은 탄핵 찬성 측이 중국과 깊은 연관성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왔다. 한 누리꾼은 “대한민국 공산주의와 사회화를 바라는 집회에 나가서 웃으며 사진을 찍는 모습은 자유민주주의를 바라는 대한민국 우파에게 참을 수 없는 모욕을 줬다”고도 했다.
악플이 잇따르자 황차오신은 또 다른 글을 통해 “요즘 한국에서 사이버 폭력이 심각하다. 나는 글을 게시한 후 한국 정치 광신도들에게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며 “거의 다 이유 없는 정치적 인신공격”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어서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외국인인 저는 당연히 한국 정치에 대한 입장은 없다”며 “단순히 여행에서 보고 들은 것을 있는 그대로 공유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국가에서 합법적으로 공개되는 대형 집회가 열렸고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광화문, 경복궁, 인사동 일대도 열렸다. 많은 외국인 친구들도 이 모든 것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모두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존중하고 함께 격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곳”이라고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