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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올들어 2.27%올라 전국 2위
작년 1위 차지한 상주도 강세 지속
지방 건설경기 침체로 공급 가뭄
준신축에 수요 몰려 신고가 잇따라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무관함. 툴 제공=플라멜(AI 생성)

[서울경제]

지방 미분양 문제가 심각하지만 경북 내륙 소도시는 아파트값이 서울 주요 지역보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경북 상주시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해 12% 이상 올라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올해 들어 경북 문경시가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비슷한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다. 지방 건설업계 침체 및 인구 감소로 아파트가 새로 지어지지 않는 반면 신축 수요는 계속돼 나타난 ‘불황형 가격 상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문경시는 올해 1월 첫째 주(6일 기준)부터 3월 둘째 주(10일 기준)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09.51에서 112.00으로 올라 2.27% 상승했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서울 송파구(2.78%) 다음으로 상승률이 높은 셈이다. 서울 강남(1.99%)과 경기 과천(1.82%)·서울 서초(1.78%) 등 수도권 주요 지역이 상승률 3~5위를 차지한 가운데 6~7위에는 문경시와 가까운 경북 상주시(1.5%), 경북 영주시(1.22%)가 이름을 올렸다.

경북 소도시의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올해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상주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5.22로 2023년 12월의 102.03보다 12.9% 올랐다. 서울 성동구(9.59%), 서초구(9.34%)를 제치고 전국 시군구 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다섯 번째로 상승률이 높았던 지역은 경북 영천시로 같은 기간 7.84% 올랐다. 영주시와 문경시도 각각 4.56%, 3.78% 상승해 서울 평균인 4.66%에 육박하는 오름폭을 보였다.

이 같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경북 소도시의 현재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지방 건설 업계 침체로 수년간 공급 가뭄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지나치게 뛰었다는 게 지역의 반응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상주시는 2021년 570가구, 문경시는 2022년 282가구, 영천시는 2021년 1210가구를 마지막으로 신규 아파트 입주가 끊겼다.

공급이 끊긴 데 대해 상주시의 한 관계자는 “상주시에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 토지는 대부분 아파트가 이미 들어서 있다”며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무리하게 용도지역을 올리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요즘 같은 업황에 사업을 하려는 건설사도 없다”고 설명했다.

문경시는 2021~2023년 총 16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개발 사업 12건에 대해 인허가를 내줬지만 시행사들이 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고 있어 현재까지 착공한 사업장이 한 곳에 불과하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방 소도시 특성상 재건축·재개발을 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밖에 상주시가 2030년까지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지난해 문경에 중부내륙선이 개통되는 등 지역 개발이 추진되는 것도 시가지 거주 수요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개발 난항은 준 신축 수요 집중과 신고가 랠리로 이어졌다. 2021~2022년 준공된 문경시 문경모전코아루노블36, 상주시 미소지움더퍼스트 등 준 신축 아파트들은 최근 전용 84㎡가 4억 원 넘는 가격에 매매되고 있다. 문경시의 한 공인중개사는 “인프라가 갖춰진 시내에 거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새 아파트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물건이 하나 나오면 손님이 3명 달라붙기도 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지방 소도시에서도 주거의 질은 중요한 만큼 적정한 입지에 공급이 꾸준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소도시는 노후주택이 특히 많다 보니 새 아파트가 생기면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더 뚜렷하다”며 “요즘처럼 민간이 위축된 시기에는 정부가 도심 개발을 지원해 좋은 입지에 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연말 상주시와 영주시를 뉴빌리지 선도사업지로 선정해 민간이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하면 최대 150억 원의 국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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