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미국 조지아 공장 전경. SK온 제공
SK온이 일본 닛산에 15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SK온이 일본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온은 19일 닛산과 배터리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에 따라 SK온은 2028년부터 2033년까지 6년간 총 99.4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닛산에 공급한다. 이는 중형급 전기차 약 100만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공급량을 고려하면 15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SK온이 공급하는 배터리는 고성능 하이니켈 파우치셀로, 생산은 북미 지역에서 이뤄진다. 이번 계약 물량은 닛산이 미국 미시시피주 캔톤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인 북미 시장용 차세대 전기차 4종에 탑재된다.
이번 계약으로 SK온은 현대차그룹과 포드, 폭스바겐, 다임러에 이어 대형 고객사를 유치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톱5’ 입지도 굳힌다는 복안이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산 22GWh 규모의 자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아울러 합작법인(JV) 형태로 조지아주, 켄터키주, 테네시주 등에 총 4개의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들 공장을 모두 가동하면 SK온의 미국 내 배터리 생산 능력은 180GWh 이상으로 늘어난다.
닛산도 핵심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처를 확보하게 됐다. 닛산은 도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 3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지난해 기준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4위인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이다.
2010년 세계 최초 양산형 전기차 ‘리프’를 출시했으며, 지난해엔 향후 3년간 신차 30종을 출시하고 이 중 16종은 전기차로 내놓을 계획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 전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오는 2028년부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세단 2종 등 총 4종의 전기차를 미국 내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이석희 SK온 대표는 “이번 계약은 일본 완성차 업체와 첫 파트너십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 외에도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북미지역에서의 공급처 확대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지닌다”면서 “SK온의 우수한 배터리 기술력과 경쟁력이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