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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 간부에게 “방첩사 차원서 자료 준비하라” 지시
윤 담화 내용과 상통…‘계엄 정당화 작업 준비’ 분석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지난해 12월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12·3 비상계엄에 가담해 재판을받고 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계엄 당일 부하 간부에게 “KBS에서 간첩죄 관련 보도를 할 것”이라며 “방첩사 차원에서 기사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 선포 배경으로 언급했던 ‘야당의 간첩죄 법률 개정 방해’ 등과 관련해 군이 나서서 ‘언론작업’을 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해 12월 한 방첩사 간부를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 전 사령관이 계엄 당일 김대우 방첩사 방첩수사단장(준장)에게 ‘KBS에서 간첩죄와 관련한 보도를 할 것이다. 우리가 소스를 줘야한다’고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간부는 여 전 사령관이 김 단장에게 “방첩사가 외사 사건으로 기소한 사례를 정리해서 참고 자료로 언론에 주자”고 지시했다고 검찰에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조사 결과 김 단장은 관련 자료를 작성해 언론 대응을 담당하던 정성우 당시 방첩사 1처장에게 전달했고, 정 전 처장의 지시에 따라 내용을 일부 수정해 여 전 사령관에게 문자 메시지로 바로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 전 사령관은 이 메시지를 받은 즉시 정 전 처장을 불러 대면 보고를 받고, 추가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방첩사 간부는 이 자료 내용에 대해 “간첩죄 범위를 확대하는 이슈”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은 간첩죄 적용 범위를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하는 형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하고 있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에 협조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계엄 전날인 지난해 12월2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하면서 법안 통과가 미뤄지고 있다’는 취지의 언론보도가 나왔고, 군이 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체 수사 정보를 정리해 KBS에게 전달해 보도로 이어지게 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계엄에서 핵심 역할을 한 방첩사가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해 언론작업을 준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여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를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계엄 선포 이후 이 기사가 출고되도록 계획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자료가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된 지난해 12월3일 저녁 KBS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 역시 헌재 탄핵심판 변론 등에서 중국 등의 국내 기술 침탈을 막고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간첩죄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야당이 막았다며 ‘간첩죄 확대’ 내용을 수차례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최후진술에서는 “작년 중국인들이 드론을 띄워 우리 군사기지, 국가정보원, 국제공항과 국내 미군 군사시설을 촬영하다가 연이어 적발됐다”며 “이들을 간첩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데 거대 야당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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