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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 16명 첫 재판
黃 "무더기 구속, 법치 원칙에 어긋나"
혐의 대체로 인정… 다중 위력 등 부인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방법원 내부로 난입해 불법폭력사태를 일으킨 1월 19일 오전 서부지법 후문 현판이 파손돼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는 부당한 수사에서 비롯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법정에서 펄쳤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 김우현)는 19일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 등 16명에 대한 첫 재판을 열었다.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63명이 기소됐는데 앞서 10일에 23명, 17일 24명의 재판이 먼저 진행됐다.

일부 피고인의 변호인으로 나선 황 전 총리는 과도한 구속과 재판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구속된 인원이 90명에 달하는데, 단순히 공동 건물에 들어갔다고 대규모로 구속된 선례는 없다"며 "부당한 수사에 저항하려 했을 뿐인데 무더기로 구속하는 건 법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획적인 범행은 하나도 없고 우발적이었다"며 "잘못된 수사에 저항하기 위해 나온 이들의 신병을 신속히 풀어줘야 한다"고 조속한 보석 결정을 촉구했다.

황 전 총리는 최근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5일 헌법재판소 앞 부정선거부패방지대 기자회견에서는 "만약 헌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를 인용한다면 걷잡을 수 없는, 번져가는 폭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해 시민단체 등에 의해 고발당하기도 했다.

이날 법정에 선 피고인 측은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형량을 의식해서인지 다중 위력을 행사하지 않았으며 소요 사태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후문을 강제로 개방한 적이 없고 이미 열려 있던 문을 통해 진입했다는 것이다. 한 변호인은 "피고인이 들어갈 당시 문이 이미 열려 있었다"며 "평온한 상태에서 들어간 만큼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다른 변호인도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 들어갔고 다중의 위력을 보인 바 없다"며 "단순 건조물 침입으로 다퉈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약 8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젊은 시각' 운영자 송모(32)씨는 법원 진입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상황이 진정된 후에 들어갔다"며 고의가 없다고 설명했다. 송씨 측 변호인 역시 "공소사실 자체는 인정하지만 어느 정도 상황이 안정된 상태에서 진입했다"고 같은 의견을 냈다. "강한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냐"는 재판부 질문에 송씨 측은 "그렇다"고도 답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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