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 실험에 참가한 남성이 물침대에 누워있는 모습. 유럽우주국 홈페이지 캡처

유럽우주국(EAS)이 열흘간 물침대가 있는 욕조에서 열흘간 생활하는 실험 참가자에게 약 800만 원을 지급한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ESA는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메데스 우주 병원에서 우주 무중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비발디 프로젝트'의 마지막 실험을 하면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공고를 13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냈다. EAS는 유럽 각국이 공동 설립한 우주개발기구다.

건식 침수(dry immersion)로 불리는 이 실험은 성인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21일간 진행된다. 실험을 마친 참가자는 1인당 5,000유로(약 791만 원)을 받게 된다.

참가자들은 첫 5일 동안 기본적인 신체 검사를 받고, 이후 10일 동안은 물침대에 누워 있어야 한다. 물침대는 방수천에 덮인 욕조와 비슷하다. ESA는 "실험 참가자는 물에 젖지 않고 떠있게 된다"며 "물리적으로 받치는 것 하나 없이 떠있는 듯한 느낌을 경험하는데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 비행사가 느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식사 시간에는 부유 보드(floating board)와 목 베개를 사용하고, 화장실을 갈 때는 누운 자세를 유지한 채 이동실 들것으로 옮겨진다. 참가자들은 10일 동안 우주비행사가 ISS에서 겪을 수 있는 신경계, 심혈관계, 대사시스템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실험을 마친 참가자는 5일간 회복 과정을 거친 후 하루 동안 추적 관찰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ESA는 "무중력 상태에서는 근육과 골밀도가 감소하고, 안구 모양이 변할 수 있으며, 체액이 뇌로 이동하는 등의 신체 변화가 발생하다"며 "건식 침수 연구는 이런 무중력 환경을 모방한 실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실험은 우주비행사의 신체변화 연구 뿐만 아니라, 장기간 침대에 누워 있어야 하는 환자, 노인, 근골격계 환자를 위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SA는 2023년에는 원심분리기처럼 회전하는 장치에 누워 자전거를 타는 실험도 진행했다. 당시 실험 참가자들은 원심분리기에서 회전하면서 혈액을 발까지 공급하기 위해 페달을 밟아 중력을 두 배로 늘렸다. 무중력 상태에서 운동하는 상황을 지상에서 구현한 실험이었다.

한국일보

정혜원 인턴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