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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3국 통한 덤핑관세 회피 방지
수입신고시 품질검사 증명서 제출 요구
불법 유통 수입재 집중 단속
美·EU·인도와 통상 강화

정부가 국내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불공정 철강 수입재의 국내 유입 차단에 나선다. 정부는 제3국을 통해 덤핑관세를 회피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한편, 불공정 수입 조기 감지체계를 구축하고, 불법유통 수입재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정책을 펼치면서, 수출길이 막힌 해외 저가 제품이 국내에 비정상적으로 유입되는 상황이 우려되는 탓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3월 19일 개최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관계장관회의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철강‧알루미늄 통상 리스크와 불공정 수입에 대응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해당 방안에는 ▲통상 현안 대응 ▲기업의 단기적 위기 극복 지원 ▲불공정 철강 수입재의 국내유입 차단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 등이 담겼다.

우회덤핑 방지·불공정 수입 조기 감시 체계 마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선 12일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경기 화성시의 한 알루미늄 제품 제조업체 공장에 알루미늄 제품들이 놓여있다. /연합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관세청 등은 관세법령을 개정해 다양한 유형의 우회덤핑 행위에 대처할 예정이다. 현행 관세법령에 따르면, 우회덤핑 대상은 ‘공급국 내 경미한 변경을 통해 덤핑방지 관세를 회피하는 행위’만 해당한다. 정부는 우회덤핑 대상에 ‘제3국 경유를 통한 우회덤핑’도 포함되도록 관세법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미 덤핑방지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을 제3국을 통해 품목 코드만 살짝 바꿔 다시 국내로 유입하는 꼼수 전략을 막기 위해서다.

정부는 불공정 수입을 조기 감지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정부는 ‘대외무역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철강재 수입 신고 시, 품질검사증명서를 제출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품질검사증명서는 제품 규격과 원산지에 대해 기존의 원산지 증명서보다 자세한 정보를 담고 있어, 국내로 유입·유통되는 철강재의 현황을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안전상 우려가 있는 저품질 철강재나 우회덤핑 등 불공정 행위로 수입된 철강재 등에 대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불법 유통 수입재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 수입재를 국내 반입 후 국산으로 둔갑해 유통하거나, 수출하는 등 ‘대외무역법’에 위반한 행위를 단속한다. 관세청은 4월 말까지 56명의 전담팀을 구성해 집중 단속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원산지 위반 사례가 다수 적발된 고위험 수입재를 유통 이력 관리 대상으로 추가하고 유통 단계에 대한 상시 점검을 현행 연 2회에서 4회로 확대한다.

정부는 진행 중인 열연‧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도 절차와 기준에 따라 엄정하게 임할 계획이다. 또 무역위원회 조직 확대를 통해 조사 역량을 제고해 통상 방어 기능을 전반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주요국 통상 장벽 대응해 양자·다자협상 나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명령에 서명하는 모습. 이날 서명식에는 철강 노조 관계자도 함께 참석했다./블룸버그

정부는 주요국 통상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 양자·다자, 고위·실무급을 아우르는 다각적 경로로 정부 간 협의에 적극 나선다. 미국 신정부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25% 적용뿐 아니라, 인도의 판재류 세이프가드 조사,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 및 세이프가드 강화 검토에도 긴밀히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정부는 또 코트라에 설치된 ‘관세 대응 119′를 통합창구로 지정해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기업의 통상 장벽 극복을 지원한다. 관세 대응 119는 기업의 어려움을 청취한 후, 무역협회, 대한상의, 코트라 등 관계 기관의 국내외 지원 프로그램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현재 ‘미국 관세 헬프데스크’를 운영하고 있으며, 내달 ‘철강 거점 무역관’을 지정하고 피해 분석‧대응 및 대체 시장 발굴도 지원할 예정이다. 3분기 중에는 ‘기술규제(TBT) 현지 대응거점’ 구축에 나선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월 중 관세 영향을 받게 되는 파생상품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에 나선다. 실태조사 결과는 각 부처의 정부 지원 정책 수립 과정에 활용될 계획이다.

저탄소·고부가 철강재 등 새 시장 집중
산업부는 올해 1월 출범한 ‘민관합동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TF’를 통해 철강산업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산‧학‧연과 함께 논의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과잉에 대응해 가격이나 물량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저탄소·고부가 철강재 등 새로운 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내 여건을 고려한 저탄소 철강재 기준을 수립하고 안정적 수요 창출 방안을 관계 부처와 함께 마련해 나간다. 연구개발(R&D), 인력, 원자재(철스크랩) 등 새로운 시장에 맞는 기반 조성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해당 방안을 속도감 있게 이행하면서, 철강산업의 위기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철강산업의 미래 청사진을 담은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도 올해 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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