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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어르신 100만 명 시대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치매는 환자만큼이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이 큰데, 처음에는 집에서 돌보다가 증상이 악화되면 요양시설에 모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요양시설에선 요즘 요양보호사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앞으로 돌봄 수요는 더 폭증할 텐데 돌봄 인력은 부족한 현실, 무엇을 바꿔야 할까요.

[연관기사]
① 치매 노인 100만 시대, 가족은 ‘고통’…돌봄 시설·인력 태부족(2025.03.12.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98670
② 고강도 노동에 최저임금…치매 환자 꺼리는 요양보호사들(2025.03.17. 뉴스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202686

■ 폭언 견디며 종일 온몸으로 일하지만 '최저임금'


취재 과정에서 만난 6년 차 요양보호사 송세기 씨는 "눈물을 참으며 일할 때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송 씨가 일하는 요양원에는 치매 어르신이 76명, 요양보호사가 36명 있습니다.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하는데, 보통 한 번에 평균 5~6명의 어르신을 홀로 돌보게 됩니다.

"어르신 케어는 육체를 다 써야 하는 일이에요. 힘을 이용해서 하루 종일 어르신을 들어야 하거든요. 보호사 두 명이 종일 휠체어에 앉히고 내리고를 반복하는데, 보통 하루에 몇 톤씩은 들 거예요."

한때 월급의 삼 분의 일은 병원비로 썼을 만큼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일을 하면서 받는 마음의 상처도 적지 않습니다. 송 씨는 "돌봄 인력에 대한 정부 차원의 상담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XXX'이라는 욕설을 듣는 날도 있어요. 치매 어르신이니까 이해하고 넘기는 부분도 있지만… 폭력이나 폭언, 성희롱이 있을 때도 있거든요. 그것에 대해 저희가 이야기하면 '치매 어르신인데 어떻게 하냐'고 하거든요. 피해를 당해도 어디다 얘기할 데가 없어요."

그렇게 눈물을 참으며 한 달을 꼬박 일해서 버는 돈은 230만 원. 요양보호사는 최저시급(2025년 10,030원)을 받는 노동자이기 때문입니다.

송 씨는 처우 개선과 더불어 요양보호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돌봄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고 '천한 일'로 치부하거나, 일부 요양시설에서 벌어진 학대 사건 때문에 모든 요양보호사가 '폭력 가해자'로 의심받는 현실에선 자부심을 갖고 일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어떤 유튜버가 '요양보호사는 똥 치우고 오줌 치우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더라고요. 그렇진 않거든요. 해야 하는 일이니까, 또 어르신들과 정이 쌓여서 일을 하는 것도 있어요. 그런데 저희를 그런 사람으로 본다는 게 많이 슬프더라고요."

■ '2.1대 1' 인력 기준 강화됐지만…요양시설 지원자 없어

요양시설 운영자들도 요양보호사 구인난의 이유로 열악한 처우 문제를 꼽았습니다.

특히 올해부터는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인력 배치 기준이 강화되면서, 요양보호사 1명당 돌보는 어르신 수가 2.3명에서 2.1명으로 줄었습니다.


서울에 있는 A 요양원은 새 기준에 따라 요양보호사 2명을 더 뽑아야 했지만, 모집 공고를 올려도 두 달간 지원자가 없었습니다.

A 요양원 운영자는 "요양보호사들이 재가·가정 요양 쪽으로 많이 빠지고 시설 근무는 꺼리다 보니 갈수록 구인난은 계속될 것"이라며 "낮은 임금도 문제지만 근무 환경 자체가 더 열악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교대 근무에 야간 근무까지 해야 하고, 다른 직원이 휴가를 내면 보호사 1명이 돌봐야 하는 어르신 수는 그만큼 많아진다"면서 "어르신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인력이 투입돼야 하는데 현재의 수가나 인력 기준으로는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2023년 기준 근무 중인 요양보호사는 약 61만 명. 그중 9만 명만 시설에서 일하고, 나머지 52만 명은 집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재가 요양보호사입니다.

둘 다 저임금이지만 상대적으로 근무 시간이 적거나 유연하고, 업무 강도도 높지 않은 재가 요양 분야로 인력이 쏠리는 겁니다.

■ 요양보호사도 노인?…"젊은 층도 찾는 일자리 만들어야"

요양보호사의 고령화도 고려해야 할 지점입니다.

지난해 7월 기준 근무 중인 요양보호사 열 명 중 여섯 명(66.1%)은 60대 이상으로 나타났습니다. 70대 이상 요양보호사도 6만 명이 넘었는데, 그야말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간병'인 셈입니다.

경기도의 B 요양원 운영자는 "요양보호사는 거의 60~70대"라며 "한 명 들어오면, 한 명 또 나가고, 구인해도 들어왔다가 금방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요양보호사인 전현욱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사무처장은 "정부는 노노케어를 대안처럼 얘기하지만, 젊은 사람들도 올 수 있는 일자리가 돼야 한다"면서 "지금은 퇴직자들이 주로 계약직·촉탁직 같은 불안정한 고용 상태로 일하다 보니 처우 개선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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