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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5분 충전’ 기술에 테슬라 5%대↓
AI·전기차 등 美-中 기술경쟁 심화 전망
피치, 美성장률 하향 조정···둔화 우려 지속
가자 공습 재개도 겹쳐 ‘위험 회피 거래’
19일 연준 3월 FOMC 결과 ‘점도표’ 주목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 내부 화면에서 주가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서울경제]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력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면서 뉴욕 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 재개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도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됐다.

중국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의 충격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전기차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또 다시 마주하게 됐다. 세계 전기차 1위업체 BYD(비야디)가 공개한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공개하자 테슬라는 5% 하락했다.

1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60.32포인트(-0.62%) 떨어진 4만1581.3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60.46포인트(-1.07%) 하락한 5614.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304.55포인트(-1.71%) 내린 1만7504.1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내 11개 부문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기술 분야 기업들의 주가의 낙폭이 특히 컸다.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5.34% 내린 225.31달러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에 반발한 일각의 불매운동·공격에 더해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부상에 따른 테슬라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전날 BYD는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할 수 있는 ‘슈퍼 e-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발표해 세계 자동차 업계에 충격을 줬다.

엔비디아가 주최하는 인공지능(AI) 콘퍼런스 'GTC 2025'가 이날 개막한 가운데 엔비디아 주가는 3.43% 하락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GTC에서 지속적인 AI발전을 위해서는 1년 전 예상했던 컴퓨팅의 최소 100배가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수요가 튼튼하다는 취지였지만 기술주를 매도하는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 마켓워치는 최근의 엔비디아 주가 하락에 대해 “훨씬 낮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에 대한 우려를 여전히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팔란티어(-3.96%), 브로드컴(-2.99%) 등 다른 AI·반도체 분야 주도주들도 낙폭이 컸다.



피치, 올 美GDP 성장률 2.1%→1.7%, 펀드매니저는 미국주 팔고 유럽주 샀다


미국경제와 증시에 대한 불안을 자극하는 소식도 이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2026년도 전망치도 종전 1.7%에서 1.5%로 낮췄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미국의 새 행정부가 시작한 글로벌 무역전쟁이 미국과 세계의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하향 조정 배경을 설명했다. 피치는 관세로 인해 유로존의 성장세가 더 약화될 것으로 봤지만 미국 경제도 피해를 입는 다고 전망한 것이다. 피치는 “미국의 정책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갈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전망치의 가정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글로벌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을 포함해 대규모 관세 충격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월 미국의 전월대비 제조업 생산 증가율이 1월 0.1%에서 0.9%로 깜짝 증가했다고 발표했지만 증시의 흐름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차량 생산이 8.5% 급증한 게 제조업 생산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월가는 관세 발효를 앞두고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이 지난 2월 최대한 생산을 앞당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국채 금리도 경기 둔화 우려를 반영해 하락했다.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날 0.5bp(1bp=0.01%포인트) 내린 4.052%에 거래됐다. 10년물 수익률은 1.8bp 내린 4.288%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펀드매니저들이 이달 들어 뉴욕 증시에 배분한 자금을 빼고 유럽 쪽으로 옮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펀드매니저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미국 주식은 지난달 벤치마크 대비 17% 초과 배분(Overweight)이었지만, 3월에는 23% 저배분(Underweight) 상태가 됐다. 미국 주식에 대한 벤치마크 대비 투자 비중이 한 달 만에 40%포인트 줄어든 것은 사상 최대 규모 감소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설명했다. 반대로 유럽 주식에 대한 투자 배분은 같은 기간 27%포인트 급등했다. FT는 “BofA의 설문이 시작된 1999년 이후 미국에서 유럽으로의 가장 급격한 이동”이라고 말했다.



나홀로 빛나는 ‘금’…가자 공습 재개에 또 최고가


가상자산도 힘을 얻지 못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8% 내린 8만2161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는 1.7% 떨어진 1912달러를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또 다시 장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사상 첫 온스당 3000달러선을 넘어선 데 이어 이날 3천38.26달러까지 오르며 종전 최고치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최근 몇 주 동안 금은 무역전쟁 격화 전망에 따라 주로 상승했지만 이날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의 영향을 받았다. 이날 새벽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하마스 목표물 수백곳을 겨눠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는 작년 1월 19일 양측의 휴전이 발효한 이후 최대 규모 군사작전으로 평가된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합의한 휴전 1단계가 이달 1일로 만료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휴전 연장 협상을 진행하며 군사행동을 자제했지만 이번 공격으로 사실상 교전을 재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제부터 협상은 오직 전투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준은 현지 시각 19일 오후 2시, 한국 시간으로 20일 새벽 3시에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발표한다. AP연합뉴스



19일 3월 FOMC 결과 발표…점도표 금리 인하횟수 바뀔까


시장의 시선은 다음 날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쏠리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앞서 이달 7일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며 현상 유지를 시사한 만큼 시장은 금리 동결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99.0%다.

관건은 새 점도표에서 FOMC 위원들의 연내 금리 인하 횟수 전망이 기존 2회를 유지할 것인지, 바뀔 것인지에 모아진다. 관세정책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연준 위원들이 물가 상승 우려에 전망의 초점을 맞출 경우 인하 전망은 1회로 줄어들 수 있다. 반면 둔화에 무게를 싣는 경우 3차례로 늘어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월가 기관들은 2차례 유지를 유력하게 보는 가운데 1차례로 축소할 가능성과 3차례로 늘릴 가능성을 모두 배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연준이 금리 인하를 줄이는 매파적 전망을 내놓을 경우 시장의 침체 우려가 가중되고 증시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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