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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파트 건설 사업장 66곳 매각 추진
최저 입찰가, 감정평가액보다 40~50% 낮아

대구 도심 아파트 전경. /뉴스1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지방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치솟는 공사비에 아파트 분양 시장마저 침체되면서 주택 건설 사업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사업장을 중도에 매각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18일 PF 사업장 정보공개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달 부실 사업장으로 분류돼 매각을 추진 중인 PF 사업장 369곳 중 아파트 건설 사업장이 66곳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각 추진 사업장 중 18%가 아파트를 건설하는 PF 사업장인 것이다.

아파트 사업장의 최저 입찰가는 감정평가액보다 많게는 50% 이상 낮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부산의 한 착공 전 단계의 아파트 건설 사업장은 감정평가액은 301억9400만원이나, 최저 입찰가는 169억7200만원으로 감정평가액 대비 44% 낮은 수준이다. 충남 천안의 아파트 사업장은 최저 입찰가가 감정평가액(557억7800만원)보다 52% 낮은 268억8600만원으로 정해졌다.

다른 PF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아파트 사업장마저 매물로 나오는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 악화와 공사비 증가로 사업 수지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원자잿값·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건설 공사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이다. 급등한 공사비를 감내하고 사업을 추진해도 분양이 되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결국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브릿지론에서 본PF로 전환하지 못한 사업장이 시장에 할인된 가격으로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 미분양으로 인해 아파트를 다 짓고도 매각이 결정된 사업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릿지론이란 개발사업 초기 시행사가 토지비용이나 기타 인허가 관련 자금을 단기로 융통하는 대출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624가구로 전년 대비 8869가구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1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악성 미분양 물량은 전국적으로 2만2872가구에 달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2월 아파트 분양 실적률은 42%에 그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현상은 지방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파트 건설 사업장 가운데 80%가 대구·부산·대전·광주·울산 등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사업장은 20%에 그친다. 미분양 주택은 대구가 8742가구로 가장 많고 이어 경기 평택(6438가구), 부산(4526가구), 울산(3943가구)이 뒤를 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 사업은 분양이 일정 수준만 돼도 공사비를 회수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이라고 평가됐다”며 “그러나 공사비가 급등하고 미분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소 시행사가 자금을 끌어와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결국 브릿지론 대출 이자도 내지 못하고 본PF 전환도 어려운 사업장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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