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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휴전 연장 거부’ 이유로 미 사전 승인 후 대규모 공격
예고 안 하고 ‘인도주의 구역’도 폭격…최소 404명 사망
다시 무너진 가자지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 공습을 재개한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에서 한 여성이 부서진 집 잔해 위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며 위태위태하게 이어져온 휴전이 사실상 종료됐다. 지난 1월19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휴전에 돌입한 뒤 단행한 최대 규모 공격으로,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열어놔 본격적으로 전쟁 재개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과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이날 오전 2시30분쯤 성명을 내고 “현재 가자지구 내 하마스 테러 조직의 테러 목표물에 광범위한 공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인질 석방과 미국의 1단계 휴전 연장 제안을 반복적으로 거부한 게 공격 이유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듭 거부하고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의 중재안을 거부한 데 따른 조치”라면서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대해 군사행동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사실상 전쟁 재돌입을 선언했다.

공습은 북부 자발리야와 가자시티, 중부 누세이라트와 데이르알발라, 남부 칸유니스와 라파에 이르기까지 가자지구 전역에서 단행됐다. 서부 해안가 알마와시 등 ‘인도주의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도 예고 없이 공격이 이뤄졌다. 이스라엘군 고위 관리는 “필요한 한 공습을 계속할 것이며, 공습을 넘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혀 지상군이 조만간 투입될 가능성도 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404명이 숨지고 560여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상자 중 상당수가 여성과 어린이였다. 대규모 폭격이 사전 경고 없이 한밤중에 이뤄져, 미처 대피할 시간이 없었던 주민들이 속수무책 희생됐다. CNN은 이날 상황을 두고 “가자지구 대학살의 밤”이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와 그의 극단주의 정부가 휴전 협정을 뒤엎고 가자지구에 있는 인질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긴급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이 침략을 중단하도록 결의안을 채택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을 제재하는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번 공습이 미국과의 사전 교감 및 승인에 따라 실시됐기 때문이다. 브라이언 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스라엘이 공습 전 미국 정부와 협의했다며 “하마스는 휴전을 연장하기 위해 인질을 풀어줄 수 있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전쟁을 택했다”고 하마스에 화살을 돌렸다.

두 달간 지속된 휴전은 사실상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양측이 합의했던 42일간의 ‘1단계 휴전’은 이미 지난 1일 만료됐으나, 이후 양측은 중재국들과 휴전 연장을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을 비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휴전을 존중하고 인도적 지원을 재확립하며 남은 인질을 무조건 석방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은 비극에 비극을 더할 뿐”이라고 말했다. 휴전 중재국 이집트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이날 공습은 노골적인 휴전 합의 위반으로, 역내 안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한 갈등 고조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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