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TF 구성… 대선 공약 반영 이슈 주도권 잡겠다는 전략도
진성준(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을 대비한 ‘정년연장’ 이슈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논의 필요성을 꺼낸 뒤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이를 통해 비중 있는 대선 공약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년연장 이슈는 진영 논쟁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좌·우를 동시에 겨냥할 수 있고, 청장년층 모두에게 고루 통할 수 있는 문제라는 판단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정년연장 방안은 조기 대선용 공약 초안에도 이미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정년연장이 ‘성장 담론’ 중 노동계가 찬성하는 의제라는 점에 주목한다. 실제 한국노총은 지난달 21일 이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정년연장을 요구사항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저출생으로 인한 노동력 감소 문제를 정년연장으로 보완해 성장 동력으로 삼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경제가 살아나야 세수가 확보되고 나라 살림을 할 수 있다”며 “성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노동력 확충이 바로 성장의 방편”이라고 말했다.
정년연장의 직접적 혜택은 퇴직을 앞둔 장년층에게 돌아간다. 민주당은 다만 청년층에서도 정년연장에 긍정적인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여러 여론조사와 관련 연구를 자체 분석한 결과 정년연장에 대한 청년층 찬성 비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고용연장이 청년들의 구직 기회를 줄여 세대 갈등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와 달랐다는 얘기다.
다른 당 지도부 관계자는 “20대는 그들의 부모가 바로 혜택을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정책 저항이 매우 약한 편”이라며 “30, 40대에서도 미래에 본인들이 정년연장 혜택을 적용받는다는 점에서 찬성 비율이 꽤 높았다”고 말했다.
정년연장 문제를 다루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대화는 현재 한국노총의 불참으로 4개월째 논의가 답보 상태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정년연장보다는 청년 일자리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노동부와 경사노위, 한국노총은 오는 26일 ‘전환기 노동시장과 노사관계 해법, 그리고 사회적 대화’를 주제로 대토론회를 연다.
민주당은 정년연장이 조기 대선 국면 돌입 시 파급력 있는 정책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슈 띄우기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청년층·노동계·학계·시민단체 등과 릴레이 간담회도 준비 중이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정년연장은 당연히 대선 공약이 될 수 있는 중요 의제”라고 강조했다.